[영상]땅속 100g 폭탄도 찾는다···'목함지뢰' 신형탐지기 개발

중앙일보

입력 2020.12.14 10:54

수정 2020.12.14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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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 발생한 북한군의 목함지뢰 매설 사건 직후 개발에 들어갔던 신형 지뢰탐지기가 5년 만인 최근 개발을 마쳤다고 방위사업청이 14일 밝혔다. 한화시스템이 개발을 주관한 ‘지뢰탐지기-Ⅱ(PRS-20K)’로 기존 탐지기로는 식별하기 어려웠던 목함지뢰나 플라스틱제 발목지뢰 등을 탐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방사청에 따르면 이 지뢰탐지기는 2022년부터 군에 배치될 예정이다. 이후 휴전선 비무장지대(DMZ)에서 진행되는 유해발굴 사업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국제지뢰금지운동(ICBL)에 따르면 한국은 DMZ에만 200만발가량의 지뢰가 매설돼 지뢰 밀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北 목함지뢰 매설 사건 직후 개발 착수
'지표투과레이더' 영상으로 지뢰 확인
가격은 외제 경쟁모델의 70% 수준

신형 지뢰탐지기는 금속탐지 센서와 함께 땅속 비금속 물체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 투과 레이더(Ground Penetrating RaderㆍGPR)’를 갖췄다. 무게가 100g도 안 되는 작은 발목지뢰도 탐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탐지율과 탐지 깊이도 현재 군이 사용 중인 지뢰탐지기보다 향상됐으며, 오경보율도 낮아졌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다.
 

한화시스템이 주관해 개발한 지뢰탐지기-Ⅱ(PRS-20K)는 '지표 투과 레이더(GPR)'를 갖춰 목함지뢰 등 비금속 지뢰를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한화시스템]

현재 군은 1990년대에 보급된 국산 지뢰탐지기를 주로 쓰고 있다. 구형 모델은 금속 탐지만 가능했다. 지뢰 내 작은 금속 파편을 찾아내기엔 탐지율도 좋지 않았다. 홍수철마다 떠내려오는 목함지뢰 등을 찾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결국 군은 비금속 탐지가 가능한 외제 지뢰탐지기를 소량 들여와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탐지기는 대당 가격이 4800만~4900만원가량으로 비싼 편이어서 전면 보급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개발된 신형 지뢰탐지기는 국산화율이 거의 100%인 데다가 가격도 경쟁 모델 대비 70%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