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울프: 푸들이 될 순 없어
‘해리 포터’ 시리즈 등 판타지 영화나 게임에서 빠지면 섭섭한 단골손님, 바로 늑대인간이죠. 세계적으로 늑대가 살거나 살고 있던 지역이면 대부분 늑대인간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인류가 수렵과 채집으로 살아가던 먼 옛날. 날카로운 이빨과 발톱, 뛰어난 후각과 힘, 재빠른 움직임 등 인간을 훨씬 능가하는 늑대는 공포의 대상이자 신앙의 대상이었거든요. 고대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가 늑대 젖을 먹고 자랐다거나, 칭기즈칸의 조상이 늑대라고 불렸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인류가 늑대처럼 강하고 영리한 모습을 꿈꾼 것을 잘 보여줍니다.
이러한 전설 사이에서 태어난 늑대인간 역시 야생의 힘을 지닌 전사 혹은 괴물로 그려집니다. 각지에서 전승되는 늑대인간들의 공통점은 밤이 되면 사람에서 늑대로 변해서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는 거죠. 보름달이 뜨는 밤에만 변신한다거나, 은으로 만든 무기에만 상처를 입는다거나 하는 세세한 부분은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요.
불이 난 저택에서 도망치지 못한 채 쓰러진 사람을 구출하고, 베란다에서 떨어지려는 아기를 구하는 등 각종 활약을 펼치는 늑대인간 가문이 있습니다. 그들은 밤이 되면 위험에 빠진 인간들을 구하지만 그런 사실은 인간들에겐 비밀이죠. 늑대인간의 존재 자체도 사람들에게 딱히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다만 동네 개들은 알고 있어요. 심지어 이곳에서 개들은 늑대인간과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늑대인간은 개들을 무시하고, 개는 늑대들을 사람을 구하는 척하는 사악한 존재라고 여기죠.
그로부터 6년 뒤. 프레디가 꿈에 그리던 날이 왔습니다. 프레디의 변신 파티를 위해 일가친척이 모두 모이죠. 불안해하던 프레디는 머튼 부인의 격려에 자신감을 되찾고 파티장으로 향합니다. 드디어 맞이한 변신의 순간, 프레디는 크고 멋진 늑대가 아닌 귀여운 푸들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런 그에게 가문 어른들은 내일 밤 달이 뜰 때까지 네가 진짜 늑대라는 것을 증명하라고 통보하죠. 설상가상으로 개 취급을 하는 사촌들을 피해 도망친 프레디는 자신이 100% 늑대인간이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잃어버린 문스톤 반지를 찾아 나섭니다.
프레디의 모험과 들개들의 세계, 어두운 밤을 틈타 인간을 돕는 늑대인간들의 모습을 구현하기 위해 영화 ‘울버린’ ‘갓 오브 이집트’의 특수 효과에 참여한 헤이디 빌라페인이 촬영을 맡았습니다. 여기에 ‘어벤져스’ ‘퍼시픽 림: 업라이징’ 등의 제작진이 참여해 압도적인 비주얼을 펼쳐내요. 건물 사이를 뛰어넘고, 숲을 누비는 등 늑대들의 움직임에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죠. 이에 못지않게 활약하는 다양한 개들의 모습도 시선을 사로잡고요.
글=김현정 기자 hyeon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