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광역시의 한 관광업체에 근무하는 최모(28)씨는 지난주 부서원들과 ‘점심 회식’을 했다.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오후 9시 이후 음식점 영업이 중단되자 바뀐 모습이다. 통상 업무가 끝난 오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회식이 이어지던 것과 달리 이날은 오후 12시부터 1시간 동안 술 없는 식사를 했다. 최씨는 “처음으로 회식 때 음식이 넘어가는 느낌이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맛있는 걸 먹고 끝나서 부담스럽지 않았다”고 말했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은 '긍정적'
실제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바뀐 근무 환경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지난달 19일 직장인 1925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직장 생활 변화’를 조사한 결과 66.5%가 ‘긍정적인 변화’라고 인식했다. 그 이유로는 ▶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어서(54.8%, 복수응답) ▶감정 소모와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어서(45.6%) ▶신체적 건강 관리에 도움이 돼서(22.5%) ▶업무 성과와 효율성이 향상돼서(22%) 순이었다.
재택 하자 밤낮없이 전화 “차라리 회사 가겠다”
온라인 커머스 업체에 근무하는 김모(27)씨도 지난달부터 재택을 하고 있지만, 다시 회사 출근을 선호하게 됐다. 재택을 시작하자 “모두 대기하고 있으라”며 강제 야근을 시키기 때문이다. 김씨는 “시간 외 수당을 신청할 수도 없어서 그냥 현장 근무를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입사원 “같이 근무하는 사람 얼굴도 몰라”
지난달 서울의 한 물류회사에 입사한 김모(26)씨는 비대면 업무로 인해 회사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우리 팀을 제외하면 당장 같이 일을 하는 옆 팀이나 같은 층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도 모른다. 연말이라 인사가 난다는데 회식도 없어져서 풍문 같은 것도 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입사 초기라 법인카드 신청이나 자원 신청 등 물어볼 게 많지만 도움 구하기가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비대면 알바채용 바로면접알바콜이 지난달 직장인 7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재택근무 만족도’ 조사 결과 22.5%는 불만족이라고 답했다. 직장인들은 ▶업무효율 저하(24.1%) ▶근무환경이 미비함(20.7%) ▶업무 시간 외 지시가 늘어남·정규업무시간이 지켜지지 않음(각 12.1%) 순으로 이유를 꼽았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