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갈등으로 번지는 듯했던 직장 내 갑질 문제는 아이디어 하나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노조는 다툼 대신 당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게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노사가 조사하고 시민단체가 갑질 여부를 판단해 공정하게 문제를 해결하게 하자는 것이었다. 김영환(38) 중기부 노동조합 위원장은 “장관이 가진 정보와 노조가 가진 정보가 달라 다툼이 시작됐으니 공정하게 해결할 방법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중기부 등 '공무원 노사문화 인증기관' 표창 수상
지난해 4월 박영선 장관이 부임하면서부터는 문재인 정부 들어 최초로 최단기 단체협약 체결을 하는 등 노사관계도 달라졌다. 김 위원장은 “단체협약 '연내 타결'을 약속했던 박 장관이 본교섭 당일 급작스레 국회 일정이 잡혔는데 점심을 먹지 않고 대전에 급히 내려와 교섭에 참석해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확 달라진 노사관계로 10일 행정안전부로부터 ‘공무원 노사문화 인증 우수기관’으로 뽑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지자체 돌봄센터' 만드는 강원도
강원도가 선뜻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돌봄센터 설립은 급물살을 탔다. “직원 자녀 외에도 일반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도 돌봐주는 지자체 최초의 돌봄센터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 11억4500만원을 내놓기로 했다. 이 돌봄센터엔 키즈카페와 북카페, 스터디룸,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와 영화감상실까지 들어서게 된다. 노조 제안에 강원도가 화답하면서 지난해 12월 강원도 노사는 공동으로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상생협력 협약’까지 맺었다.
'마음 이음' 통화연결음 나오는 천안시
강원도와 천안시는 건전한 노사관계를 보여준 점을 인정받아 10일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중기부 외에도 경기 용인시, 경남 창원시, 경북 경산시가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행안부 장관상은 경상북도 교육청과 전북 완주군, 전남 완도군에게 돌아갔다. 행안부는 2010년부터 서로 돕는 공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사문화 인증 우수기관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재관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은 “공무원노조와 직장협의회 등 공무원 단체와 기관이 갈등과 대립을 넘어 협력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