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V는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정세균 총리와 함께한 특별한 한 끼! '어서 오세요, 총리식당입니다' 1회 강경화 장관 편”을 선공개했다. 12분 분량의 영상에서 두 사람은 강 장관이 주문한 떡볶이와 김밥을 먹으며 미국 바이든 행정부와의 관계 정립, 외교부의 역량 강화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지난달 27일 촬영한 영상에서 정 총리는 강 장관을 위해 떡볶이와 김밥 세트를 준비했다. 정 총리가 직접 음식을 서빙하며 “장관님이 좋아하신다는, 햄 없는 김밥과 떡볶이를 세트로 준비했다”고 말하자 강 장관은 “허기가 질 때면 늘 먼저 먹고 싶은 게 김밥”이라며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것들”이라고 화답했다.
식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대화 없이 진행됐다. 식사를 마친 뒤 두 사람은 강 장관의 지난달 방미 성과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정 총리가 “미국에 새 정부가 들어오는 부분에 대해 국민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고 운을 떼자 강 장관은 “좀 민감했지만 그쪽(민주당)에서 적극적으로 만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했다.
"북핵 문제, 어떤 정부도 과거로 회귀하지 않아"
이어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정부도 과거로 회귀하는 정책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여러 가지 진전이 있었고, 한·북·미 정상 차원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전 세계에 공약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굉장히 진전된 상황이고,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를 잡으면서 진전을 이루기에 시간이 마냥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미 대화와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방향으로 한미 간 공조를 긴밀하게 이어나갈 준비를 정부로서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가 “쿤스 상원의원과 대화가 통했냐”고 묻자 강 장관은 “바이든 새 행정부의 가장 시급한 사안이 코로나19 대응이고, 거기에 대해 우리가 높은 병가를 받고 있어서 미국의 신 행정부가 하는 노력을 우리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도 바이든 새 행정부가 나가는 방향과 우리가 나가는 게 너무 일치하고 이를 통해서 한미동맹의 또 한 차원이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수준에 걸맞은 외교 역량 펼쳐야"
이날 정 총리가 “경제 수준에 걸맞은 외교 역량과 실질적으로 외교 활동을 활발하게 하는 것이 국익을 위한 길”이라고 하자 강 장관도 적극 호응했다.
강 장관은 “영국 총리께서는 내년도 의장국으로서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우리 대통령을 초대하신 상황”이라며 “G7에 걸맞은 외교를 펼쳐야 하는데 인프라가 아직 부족하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국민이 가장 신속하게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외교부 영사 콜센터”라며 “1년에 20만건의 민원이 국내외에서 접수되는데 전화를 받고 콜을 하려면 통신비가 발생한다”고 했다.
이어 “이를 무료화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고, 카카오와 제휴해 카카오 플랫폼에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영사 콜센터의 디지털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코로나19 상황 속 정부의 대응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정 총리가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재외국민에게 정부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함으로써 ‘국가가 존재하는구나’ ‘국민이 위험에 처해있을 때 국가가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구나’ 상당수 국민이 자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다”며 “외교부가 외교 역량을 발휘해 교섭하고 비행기를 띄우는 노력을 했다”고 했다.
이에 강 장관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외교부가 응급 비행사처럼, 발이 묶인 5만명 넘는 우리 국민을 120개국으로부터 귀국하시는 데 지원을 해드렸다”고 말했다.
ODA, 2030년까지 GNI 대비 0.3% 까지 높여야
강 장관은 “우리 국민이 유니세프 등 국제구호기구 자발적으로 내는 기부금이 세계 2~3위권”이라며 “국제구호기구에서도 우리나라를 주요 모금 국가로 지정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 ODA가 국민총소득(GNI) 대비 0.17%밖에 안 된다”며 “연내에 0.2%를 하겠다고 공약했고 2030년까지 0.3%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한 상황”이라고 했다.
강 장관은 “유엔(UN)이 제시한 목표는 0.7%이지만 이를 유지하는 나라는 몇 안 된다”면서 “그렇게까지 할 수는 없지만 이른 시일 내에 0.3%를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에 정 총리는 “‘국내에도 힘든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그 사람들을 도와줘야지’ 라고 말씀하는 분도 있다”며 “당연히 국내 어려운 분들을 도우면서 지구촌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도록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영상 말미에 강 장관은 “총리식당 1호 손님이 된 것이 너무 영광스럽고 일부러 제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해주시고 직접 주셔서 몸 둘 바를 몰랐다”며 “편하게 대화를 이끌어주신 총리님과 밥도 맛있게 먹고 대화도 정말 즐겁게 나눴다”는 소감을 밝혔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