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전』은 ‘강연’을 이렇게 풀었다. 나는 글쓰기 강연을 한다. 나는 이렇게 썼는데 너는 어떻게 쓸래? 묻는 강연이다. 강연 중심에 나를 놓는 것. 나는 이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믿는다.
지난해 제법 큰 강연 무대에 섰다. 이틀에 걸친 이 행사엔 강사가 수십 명, 외국에서 날아온 강사도 여럿 있었다. 같은 시간 다른 방에서 강연 세 개가 한꺼번에 오픈되는 형식. 내 객석이 썰렁하면 자존심 다칠 수도 있는 상황. 조마조마 무대에 올랐다. 꽉 찼다. 눈이 신나니 입도 신나게 일을 했다.
강연 듣는 사람 역시 나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 명품 강연 찾아다니기 전에, 그들 한마디에 울컥 감동하기 전에, 그들이 제시한 곳으로 내 인생을 데려가기 전에, 내 안에서 밖으로 나오고 싶어 하는 내 목소리부터 들을 것. 세상을 만나기 전에 나부터 만날 것.
정철 카피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