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성웅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1부본부장은 7일 정례브리핑에서 “지금은 코로나19가 국내 유입된 이래 가장 큰 위기상황으로, 현재 유행은 일시적·지역적이 아닌 지속적·전국적이다”며 “현재 감염재생산지수는 1.23 수준으로 지속적으로 환자가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나성웅 질병청차장 "다음주 하루 900명 발생 가능성"
방역당국이 신규 환자가 늘어 위중·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병상 부족 등 의료시스템 마비로 이어지는 걸 우려한다. 최근 일주일간 평균 위중·중증 환자 규모는 101명으로 직전 주의 80명보다 26.3% 증가했다.
나 1부본부장은 “현재 상황은 코로나19 대유행 진입단계로 병상 확보, 특히 중환자실의 확보가 가장 큰 문제”라며 ▶역학조사 인력 대거 투입 ▶타액·항원검사 도입 ▶확진자 격리해제 기준 완화 등 3가지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나성웅 1부본부장은 역학조사 인력 관련해 “수도권의 경우 군ㆍ경을 역학조사 지원인력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제적 검사 관련해선 다음주부터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속항원검사와 타액(침) 진단검사를 실시토록 할 방침이다.
그동안 코로나19 검사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검사 방식으로만 이뤄졌다. 정확도는 높지만 목구멍 너머 상기도(기도 중 상부)에서 검체를 채취해야 하고, 진단까지 6시간 이상이 걸렸다. 신속항원 진단 키트를 이용하면 검체 채취도 용이하고, 진단 시간을 30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 단 정확도는 떨어질 수 있다. RT-PCR 검사의 정확도가 약 97%이고, 신속항원검사는 90% 수준이다.
나성웅 1부본부장은 이와 관련 “항원검사는 의료 현장에서 검사 결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수도권 정신병원과 요양병원에서 상주 의료인이 자체적으로 검체를 채취해 신속항원검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주 의료인이 없는 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우선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타액 검사법을 활용해 시설장 등의 감독 아래 피검사자가 스스로 타액을 채취하고 이를 민간기관에서 결과를 통보할 수 있게 허용할 방침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달 11일 의료기관용 신속 항원검사 키트 제품을 승인한 바 있다.
이 단장은 “신속항원검사는 일반인보다는 환자발생 가능성이 높은 요양시설, 격오지(隔奧地), 응급실 쪽부터 시작해 점차 활용범위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확진자의 격리병상 해제 기준도 7일 완화했다. 그동안 유증상자의 경우 코로나19 발병 10일 경과 후 3일간 증상이 호전되는지 관찰했으나, 이를 10일 내 1~2일간 경과 관찰로 변경한다. 나성웅 1부본부장은 “그간 총 13일이 필요했다면 이제는 10일로 줄어든다”고 말했다.
바이러스 검사를 한 뒤 퇴원을 결정하는 기준도 완화했다. 지금은 확진 7일 경과 후 24시간 간격 연속 2회 음성이 나와야 한다. 앞으로 발열이 없고 증상이 호전된다면 7일이 지나지 않아도 24시간 간격 연속 2회 음성이 나오면 해제할 수 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