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이 세포막의 수용체인 앤지오텐신 전환 효소 2(ACE2)를 혈액에 녹아 떠다닐 수 있도록 용해성(soluble) 단백질 형태로 만들어 사람 몸속에 투입한다면 어떻게 될까.
바이러스 인간 세포 진입 통로인
수용체-바이러스 결합을 역이용
수용체-항체 마이크로바디 투입
세포 침투 전 바이러스 붙잡아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에는 ACE2와 반응하는 수용체 결합 부위(RBD)가 있기 때문이다.
스파이크 단백질이 ACE2가 결합하면 붙들린 바이러스는 세포 내로 침투하지 못한다.
용해성 ACE2가 치료제가 될 수 있는 근거다.
체내에서 금방 분해돼 사라지기 때문에 치료제로서 역할을 맡기기엔 부족하다.
이 때문에 용해성ACE2를 사람의 면역 단백질에 부착해 지속 시간을 늘려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제대로 낚아 올리도록 하는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다.
미국 뉴욕대 랑곤 의료센터와 예일대 의대, 캘리포니아 공대 등 연구팀은 2일(현지 시각) 국제학술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새로운 형태의 항체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논문을 발표했다.
항바이러스 활성 수일 동안 유지
이 마이크로바디의 ACE2에 바이러스가 다가와서 충돌, 부착하게 된다.
연구팀은 특히 이 용해성ACE2에 인위적인 돌연변이를 일으켰다.
ACE 단백질의 345번째 아미노산을 히스티딘(H)에서 알라닌(A)으로 교체한 것이다.
이를 돌연변이를 통해 ACE2의 원래 기능인 앤지오텐신 전환 효소 기능은 차단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결합력은 유지하도록 했다.
생체 내에서 실제 반감기는 아직 테스트 되지 않았지만, 일단 조직배양에서는 수일 동안 항바이러스 활성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용해성 ACE2보다 훨씬 더 길 것으로 예상된다.
마치 물고기를 유혹하는 '미끼'와 같은 역할을 하고,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이 달라붙도록 해서 감염을 차단한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시험관 내 실험과 생쥐 실험을 통해 이 마이크로바디가 코로나19 복제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항체에 결합하지 않은 채 홀로 떠다니는 용해성 ACE2에 비해 감염을 저지하는 효과, 즉 항바이러스 활성이 1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바이러스와의 결합 능력도 용해성 ACE2의 4배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막에 붙어있는 바이러스도 공격
바이러스 첨가 1시간 후에 이 마이크로바디를 첨가하면 감염을 약 50% 차단할 수 있었다.
이 마이크로바디는 이미 세포막에 고정된 ACE2와 결합한 바이러스에도 가서 붙어 세포 내로 들어가는 것을 저지할 수 있었다.
바이러스가 2시간 동안 미리 세포막 ACE2에 결합한 상태에서도 마이크로바디는 결합한 바이러스의 약 50%에 대해 감염을 차단하는 능력을 보였다.
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퍼져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인 D614G에도 문제없이 작용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ACE2를 부착한 마이크로바디는 코로나19에 대한 예방과 동시에 치료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치료제가 복제 주기의 여러 단계 중에서 세포 내 진입 단계를 표적으로 삼을 경우 감염을 미리 차단할 수도 있고, 치료제가 굳이 세포로 내로 들어갈 필요, 즉 세포 투과성을 가질 필요가 없어 유리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