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여야가 합의 처리한 2021년도 예산안(558조원)에 막판 증액으로 극적으로 올라탄 사업들 중엔 예상치 못한 명목의 지역 숙원 사업들이 꽤 포함됐다.
그동안 광주에는 전국 15개 광역시도 중 유일하게 운전면허시험장이 없었다. 이형석(광주 북구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예산 확보를 1호 공약으로 내세우고 당선됐다. 이 의원은 "전국 27개 운전면허시험장이 있지만 광주시민들은 사는 곳에 상관없이 나주까지 가서 시험을 봐야 해 불편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주 로파크(Law Park) 예산은 김성주 민주당 의원의 작품이다. 로파크는 전주시 덕진동 구 전주법원·검찰청 부지에 전북 출신 3명의 원로 법조인(초대 대법원장 김병로, 최대교 전 서울고검장, 김홍섭 서울고법원장)을 기념하는 공원과 법 역사관, 법체험관을 꾸민다는 구상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조부인 가인 김병로를 테마로 한 예산 확보에 민주당 의원이 적극 나선 게 눈길을 끈 이유다.
김 위원장은 김 전 대법원장이 민정당 대표최고위원이던 1963년 23세의 나이에 조부의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가인 선생은 김 위원장의 조부이기 이전에 사법권 독립을 토대를 놓은 위인이고 김 전 고법원장과 최 전 고검장은 청렴한 법조인의 상징"이라며 "지난해부터 계속 요청하다 이번에 발판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