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학부모들의 수능 기도 풍경도 예전과 사뭇 달랐다. 교회나 성당, 절에 모였던 학부모들이 예년과 달리 올해는 ‘집콕’이나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기도회로 몰렸다.
학부모 “논술도 봐야는데…집에서 기도”
이날 오전 8시 경기도 고양시에서 고3 수험생 아들을 시험장에 배웅한 김모(54)씨는 “불안한 마음에 절이라도 가고 싶지만 코로나19가 무서워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겠다. 경건한 마음으로 집에서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3 학부모 A씨는 “수능 이후에 딸 아이 논술 일정이 줄줄이 있다. 대학 논술을 확진자는 볼 수 없기 때문에 교회에 안 가고 집에서 예배드릴 예정”이라고 했다.
종교계도 '학부모 위한 비대면 기도회'
서울 종로구 조계사는 오전 8시 40분부터 현장 기도를 시작했지만 대웅전 앞은 비교적 한산했다. 추위를 피해 설치한 천막 안에는 70여명의 신도가 자리해 기도를 드리고 있었지만 천막 밖에 마련된 간이 의자 50여 개는 텅 비어 있다. 예년같으면 500~600명 정도가 몰렸을 대웅전에도 인원 제한으로 40여명 정도만 모여 기도를 드렸다.
조계사 “수능 기도 참석자 10분의 1로 줄어”
성남 대광사에선 기도 열기 여전
학부모들은 자녀의 수능 원서 사진을 무릎 옆에 두고 수능을 무사히 치르기를 기도했다. 또 다른 법당에서도 학부모 4~5명이 모여 108배 등을 하며 자녀의 고득점을 기원했다. 법회에 참석한 한 70대 여성은 “손녀가 수능을 보는데 집에 있을 수만은 없어 기도를 드리려 나왔다”며 “코로나19 속에서 수능이 치러지느라 걱정이 많다. 모든 수험생이 시험을 잘 마칠 수 있게 해달라고 불공드렸다”고 말했다. 대광사 관계자는 “이번 수능 때 코로나19로 맘고생 한 학부모와 수험생이 많아서인지 법회 분위기는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우림·채혜선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