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감염력이 한 달 사이 5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정부가 24일 0시부터 2주간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올린 이유의 하나이다.
강도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은 23일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감염은 불운한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다”며 “누구도 감염의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감염력도 50% 이상 늘어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염재생산 지수 1.55로 치솟아
11월 첫째 주 감염재생산 지수는 0.98로 떨어졌다. 하지만 이달 셋째 주는 1.55로 치솟았다. 이처럼 감염재생산 지수가 높아진 데다 특정 집단이 아닌 일상 속에서 조용한 전파가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기온이 떨어지면서 밀접·밀폐·밀집 3밀의 환경이 늘었다.
강 총괄조정관은 “날씨가 추워지는 가운데 일상 속 조용한 전파는 지난 한 주 2000명이 넘는 확진자를 낳았다”며 “3차 유행이 시작되고 있다. 1·2차 유행과 달리 가족·지인 사이에 또는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공간을 매개로 한 조용한 확산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심각한 조용한 확산
젊은 층이라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흔히 젊은 층의 경우 코로나19에 걸려도 무증상이나 경증 정도로 가볍게 앓고 지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해외에서는 심각한 간·폐 손상이 보고된 바 있다.
강 총괄조정관은 “코로나19 감염 고리를 끊지 못하면 방역과 의료대응 모두 지속 불능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며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철저한 방역수칙 준수와 거리두기를 통해 확진자 증가세를 꺾어야만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3차 유행상황 왔는데
중대본에 따르면 최근 한주(11월 15~21일) 하루 평균 수도권의 확진자는 175.1명으로 2단계 격상 기준인 200명이 임박했다. 호남권은 27.4명으로 2단계 기준(30명)에 근접했다. 격상 기준에 다다르기 전 선제적으로 격상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미 전문가들은 현 대규모 확산 상황이 앞선 두 차례 유행보다 심각하다며 최근 연일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해야 한다고 주문해왔다. 이제라도 2단계 격상을 내놓은 게 다행이긴 하지만, 극적인 효과를 거두긴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좀 더 일찍 선제적 조치가 필요했는데 실기했고, 종전 거리두기 3단계 방식의 2단계보다 지금 방식(5단계)의 2단계에서 일부 조치가 느슨하다고 지적한다. 이에 한동안 환자가 늘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세종=김민욱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