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공식 방한한다고 외교부가 20일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왕 부장이 공식 방한하게 됐다면서 양국 장관이 “코로나19 대응 협력과 고위급 교류 등 한·중 양자관계와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 문제 등 상호 관심사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왕 부장은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왕 부장은 일본에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과 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갖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총리도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일정상 한·중·일 정상회담 등 3국의 현안에 대한 일본 측 분위기를 우리측에 간접적으로 전달할 수도 있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는 한국이 주최 측으로 서울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스가 총리가 방한 전 강제징용 문제의 선결을 한국 측에 요구하면서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
왕 부장은 지난해 12월 4~5일 방한한 이후 1년도 안 돼 서울을 다시 찾는 것이 된다. 한·중 양자 측면에선 양제츠(杨洁篪)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의 8월 방한 이후 3개월 만의 중국 고위급 인사 방한이다.
왕 부장은 작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사태 이후 4년 8개월 만에 이뤄진 방한에서 “큰 나라의 일방주의와 패권주의”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미국을 겨냥하면서 동시에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을 압박하는 차원이란 분석이 나왔다.
왕 부장의 한·일 동시 방문은 미국의 조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기 전 선제적으로 외교전을 벌이는 의미가 있다. 미 대선(11월 3일)은 끝났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내년 1월 20일까지 남은 임기를 최대한 활용해 반중 전선의 '대못 박기'를 시도하고 있다. 또 바이든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대중국 견제 기조는 유지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미국의 영향력이 동북아에서 최대한 옅어지는 시기 왕 부장이 한국과 일본을 돌며 중국의 영향력을 키워가려는 시도일 수 있다.
외교부는 “왕 부장의 방한으로 코로나19 속에서도 한중 고위급 소통을 이어가게 됐다”며 “양국 장관이 두 나라 관계를 한층 발전시키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