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보건복지부와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지원하는 ‘장애인 일자리사업’을 통해 교육훈련을 받은 뒤 ‘공유차량 관리사’로 취업했다. 그는 “이제는 일도 익숙해지고 보람도 느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택근무 때는 사전에 등록한 차량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스마트폰 화면으로 모니터링(점검)한다”고 덧붙였다.
모빌리티·출판 등 전문직종 진출
장애인개발원, 13년새 4배로 늘려
최근에는 공유경제나 출판업 등 새로운 직무에 도전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점이 주목할 특징이라고 장애인개발원은 전했다. 사혜진 장애인개발원 일자리개발팀장은 “단순·반복 업무를 하는 일자리를 벗어나 공유차량 관리사와 같이 전문·숙련 기술이 필요한 일자리가 증가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공유차량 관리사는 재택근무를 통해 소득을 유지할 수 있다.
‘느린도서 감수’라는 일자리도 있다. 서울 송파장애인직업재활센터가 일자리를 원하는 장애인과 노인을 1대 1로 연결하면서 새로 만든 직군이다. 우선 일자리사업에 참여한 발달장애인이 지적장애인을 위한 책(느린도서)을 읽어본다. 지적장애인이 책을 이해할 수 있는지 사전 감수하는 역할이다. 이후 노인 일자리 참여자가 다시 책을 검수한다. 송파장애인센터 관계자는 “그동안 장애인 취업자가 혼자 일하다 보니 의사소통이나 직무 적응 등에 어려움을 겪었다. 노인과 함께 일하면서 작업 능률이 크게 올랐다”고 전했다.
장애인 일자리 중에는 혼자 사는 노인의 안부를 확인하거나 다른 장애인의 일상생활을 지원(디앤디케어)하는 업무도 있다. 반려동물을 돌보거나 유튜버를 보조하는 업무 등도 개발했다. 고귀염 장애인개발원 직업재활부장은 “공공형 일자리를 디딤돌 삼아 민간분야에도 장애인 취업 기회가 많아질 수 있도록 교육훈련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lee.sangja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