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18일 오후 전 세계 앱 개발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앱스토어 중소 개발사 지원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부터 애플 앱스토어에서 활동하는 영세 개발자·중소 개발사들은 유료 앱이나 앱 내 디지털 재화 판매시 앱스토어에 거래액의 15%만 수수료로 내면 된다. 현재는 30%를 내야 한다. ‘반값 수수료’ 정책은 2020년 한 해 동안 애플 앱스토어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100만 달러 이하인 개발자, 개발사를 대상으로 한다.
애플 “중소 개발사 생태계 키울 것”
연 수익 11억 이하 땐 30→15%로
인앱결제 강제 등 비난 여론 의식
애플 따라간 구글과 거꾸로 작전
애플은 이번 프로그램으로 대부분의 개발사들이 반값 수수료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연간 100만 달러 이상 매출을 올리는 앱은 2857개(2017년 기준)에 불과하다. 전체 180만 개 앱 중 대다수가 매출 100만 달러 미만이다.
애플은 2008년 앱스토어를 출시할 때부터 ‘인앱결제 필수’ 정책과 ‘30% 수수료’ 원칙을 고수해왔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 당시 CEO는 “개발자 카드 수수료나 앱 호스팅 비용, 그런 거 따로 받지 않겠다”며 “대신 우리는 앱스토어를 운영하는 데 드는 비용으로 수수료 30%를 떼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앱마켓 후발주자인 구글은 일부 게임 앱에만 인앱결제 필수·30% 수수료 원칙을 적용해 중소 개발사를 안드로이드 앱마켓으로 끌어모으는 데 성공했다.
이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것은 글로벌 앱스토어 시장 1위인 구글이다. 9월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는 전 세계 모바일 OS의 85%를 차지한다. 구글은 당초 모바일 게임에만 적용하던 인앱 결제 정책을 웹툰·웹소설 등 각종 디지털 콘텐트로 확대하고, 수수료율도 30%로 높이기로 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 입주하는 신규 앱은 내년 1월 20일부터, 기존 앱들은 내년 10월부터 이 정책을 강제로 적용받는다.
국내 IT 업계도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은 안드로이드OS가 전체 시장의 75%를, 구글 플레이가 앱마켓의 63.4%(거래액 기준)를 차지해 구글 정책이 앱 개발사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국내 업계 반발이 확산되면서 국회에선 독점 지위를 가진 앱스토어 사업자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지 못하게 하는 ‘구글 인앱결제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그러나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선 여야 이견으로 법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