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이 사직서가 박정희 정부 때인 1965년 9월쯤 쓰였다고 보고 있다. 당시는 한일협정 체결 반대 시위를 벌이던 고려대에 정부가 ‘무기한 휴업령’을 내린 즈음이었다. 조 시인은 ‘학생들의 저항을 부추기는 정치 교수’라는 낙인이 찍힌 상황에서 이 사직서를 늘 품에 넣고 다녔다고 한다.
1965년 한일협정 반대 시위 당시
“휴업령이 나를 제물로 원한다면…”
홍 전 총장은 “선생님의 사퇴이유서에는 학생들을 위해 본인이 할 수 있는 것은 사퇴라고 생각하고 언제든 떠나겠다는 결연한 각오가 담겨 있다”며 “눈을 감기 전까지도 대학과 학문을 걱정하셨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