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활비 검증 왜 못했나" 윤호중 호통에 野 "위원장이 어떻게 그래"

중앙일보

입력 2020.11.16 12:05

수정 2020.11.1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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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 제대로 내놓은 법무부만 지적하고, 오히려 대검찰청의 문서 비협조에 대해서는 아무런 지적도 안 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대검에 가서) 문서 검증도 제대로 안 했다”며 야당 의원에게 이렇게 소리를 쳤다.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다. 윤 위원장의 법무부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에 야당 의원들이 즉각 반박에 나서며 이날 오전 법사위에선 여야 간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윤 위원장의 발언은 “(법무부) 특수활동비에 대해 부대 의견을 달아주길 요청한다”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 뒤에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한 질의 말미에 장 의원은 “법무부에서 검찰총장 특활비에 대해 감찰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감찰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내년도 특활비는 지금까지 지급된 관례대로 대검에 일괄 지급하고, 법무부는 총장을 통해서 지휘할 수 있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검증을 하러 갔으면 소위에서 문제를 다 걸러서 예산 편성 수정안을 마련해서 통과를 시키든가, 아니면 부대 의견이 필요하면 만들어서 왔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윤호중 위원장=“의원님이 가셔서 왜 제대로 검증을 못 하고 왔습니까?”
 
▶장 의원=“누가 검증 못 하고 왔습니까? (법무부, 대검 특활비 내용) 둘 다 못 본 겁니다.”
 
▶윤 위원장=“문서 검증하러 갔는데 법사위에서 이렇게 권위가 떨어져서 되겠어요?”
 
▶장 의원=“무슨 말씀하시는 거예요. 위원장님 어떻게 그렇게…”


앞서 여야 법사위원들은 지난 9일 대검을 방문에 3시간에 걸쳐 법무부와 검찰의 특활비 사용내용을 검증했다. 당시 김도읍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는 “법무부에서 특활비 집행 관련 자료를 사실상 안 낸 것과 똑같다”고 주장한 반면, 백혜련 민주당 간사는 “오히려 법무부는 상세 내역이 있었던 데 반해 대검은 청별 자료밖에 없었다”며 서로 상반된 주장을 폈다.

 
이날 법사위에서도 유사한 장면이 연출됐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이 “법무부에서 영수증 낸 것은 2018년 3월 딱 하나다. 현장에서 일부분 적어 왔다”고 하자,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전 의원께서 메모하실 정도로 메모 거리라도 준 것은 법무부”라고 반박했다.
 
윤 위원장은 거듭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에게 “문서 검증을 제대로 못 하셨다고 하는 거다. 여러분 선배님들은 문서 검증할 때 캐비넷까지 다 털어왔다”며 거부했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