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 30%…최대 경제블록 뜬다
한국은 2013년 5월 1차 협상을 시작으로 최종 서명까지 총 31차례 공식협상에 참여했다. 산업부는 “우리나라가 올해 시장개방 등 남은 협상을 마무리하면서 원산지 등 주요 이슈 합의에 적극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RCEP은 무역 규모(전 세계 중 28.7%), 명목 GDP(30%), 인구(29.9%) 모든 측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 경제블록이다. 미국‧캐나다‧멕시코가 참여한 북미자유무역협정(USMCA)과 일본 주도로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TP)보다 무역 규모 면에서 약 2배 가까이 크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수출액 절반(2690억 달러)을 RCEP 지역에서 올릴 정도로 비중이 큰 시장이다. 산업부는 “세계 최대 규모 FTA를 통해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자유무역 확산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남방정책 가속화…일본과도 첫 FTA
RCEP 참여를 통해 일본과도 첫 FTA 체결한 효과를 낸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부품·소재 분야에서 기술 격차가 큰 일본과 FTA를 맺기 꺼려왔다. 하지만 이번 RCEP 타결로 일본 포함 세계 경제 대국 1~5위(미국·중국·일본·독일·인도)와 모두 FTA를 체결하게 됐다. 김영만 산업부 자유무역협정상품과장은 “우리나라가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소재·부품·장비 산업은 10년 이상 혹은 15년에 걸쳐 관세를 유지하다가 철폐하는 식으로 민감한 산업을 최대한 보호했다”고 설명했다.
무역규범·비대면 시장 기반 마련
특히 이번 RCEP에는 규모가 커지고 있는 전자상거래 분야 협정도 도입해 비대면 경제 대응 기반도 마련했다. 또 지식재산권 협정도 개선해 한류 등 무형상품 규범도 개선했다.
미·중 무역갈등 완충 역할 할까
송기호 통상전문변호사는 “RCEP이 다자주의 요소가 강한 만큼 미국 일방주의를 견제하고 중국에는 책임성 있는 역할을 요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 TPP처럼 중국을 배제한 미국 주도의 새로운 무역협정을 시작할 경우 RCEP과 다소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세종=김남준 기자 kim.namj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