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문화재단의 아트 트럭 라이브 세 번째 무대 '어텀 스피릿'을 기다리는 관객들의 차다. 다음날 오후 8시 공연을 앞두고 롱패딩 점퍼 등으로 무장한 관객들이 '차박(차 안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것)'에 나선 것이다. 공연 시작 12시간 전인 6일 오전 8시엔 줄 선 차량이 30대가 넘었다. 목포에서 왔다는 김모(30·여)씨는 "좋아하는 가수가 오랜만에 공연을 한다고 해서 용인에 사는 친구를 졸라서 신청했다"며 "이왕이면 좋은 자리에서 보고 싶어서 전날부터 대기했다"고 말했다.
지자체 언택트 공연 티켓, 1~2분 만에 매진
용인시의 '아트 트럭' 공연이 대표적이다. 2018년부터 트럭을 무대로 개조해 지역 곳곳의 관객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펼쳐왔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면서 지난 4월부터 좌석 공연을 '자동차 극장' 방식으로 바꿨다. 관객들은 차 안에서 무대 옆에 설치된 대형 LED 스크린과 대형 스피커를 통해 공연을 즐긴다. 좀 더 생생한 음질을 전달하기 위해 FM 라디오 주파수에 맞춰 공연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용인시에 이어 다른 지자체들도 자동차 극장 형식의 공연을 속속 도입했다. 용인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행사의 경우 지난달 20일과 27일, 이달 3일에 각 150대씩, 행사에 참여할 차량 450대를 사전 예약받았는데 세 차례 모두 예약이 시작된 지 1~2분도 안 돼 전부 매진됐다"며 "자동차 극장 공연이 인기를 끌자 여러 지자체가 추진하면서 이제는 라디오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도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공연 보러 전날부터 밤샘 행렬도
인천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으로 대규모 행사·공연들이 모두 취소되면서 아쉬워하는 시민들을 위해 온라인과 자동차 극장 방식 공연을 모두 추진했는데 현장감이 있어서인지 자동차 극장 방식 공연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이런 공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히 유명인이 참여하는 공연은 코로나19 상황에도 매진 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백건우와 슈만' 공연은 코로나19 여파에도 전석 매진돼 화제가 됐다. 오는 17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조성진 피아노 독주회'도 예매 2분 만에 모든 표가 팔렸다.
경기아트센터 관계자는 "공연 마니아들은 소독제를 챙기고 마스크를 2개씩 겹쳐 쓰면서도 보고 싶은 공연은 챙긴다"며 "특히 지자체 등이 주관하는 행사는 만약을 대비해 방역을 더 철저하게 하기 때문에 관객들도 안심한다"고 말했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