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 뭉친 '철의 삼각군' 탄생...바이든 외교팀에 중국 떤다

중앙일보

입력 2020.11.12 10:12

수정 2020.11.1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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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뀐다. 중국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시대에 대비해 과연 어떤 인물이 대중 정책 짜기에 나설지 연구가 한창이다. 이와 관련 중국 타이허(太和)싱크탱크 천정(陳征) 연구원의 분석이 눈길을 끈다.
 

미국 방문에 나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5년 9월 워싱턴에 도착했을 때 조 바이든 부통령이 나와 영접했다. [중국 신화망 캡처]

중화권 인터넷 매체 둬웨이(多維)가 지난 10일 소개한 천 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외교는 그야말로 ‘꿈의 팀(dream team)’으로 불릴 만큼 화려한 외교 전문가들에 의해 뒷받침될 전망이다.

트럼프 중국팀, 트럼프 중심 친구모임
바이든, 분야별 엘리트 ‘집단군’ 구성
바이든 직계 블링컨, 도닐론, 라트너 3인방
오바마때 중국억제 ‘재균형전략’ 수립 캠벨
미래 대통령감 칭찬 젊은 설리번 가세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외교를 주도했던 인물을 중심으로 하되, 정계와 관계, 학계 각 분야에서 젊고 패기 있는 인물과 지긋한 나이에 경험 많은 베테랑 등이 한데 섞여 있다. 20개 팀에 2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토니 블링컨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미국이 민주국가와 연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신화망 캡처]

천정은 바이든 외교의 대중 정책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핵심 인사로 우선 바이든 직계로 불리는 3인방을 꼽았다. 첫 번째 인물은 올해 58세의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 그의 대중 정책 기조는 미국이 중국보다 유리한 입장 또는 조건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블링컨은 예방적 외교를 강조하며 군사적 압박도 지지한다. 또 대중 무역은 규칙에 따라 대등하고 호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구상엔 미국이 민주국가와 연대해 대응해야 한다고 말한다.


토마스 도닐론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 가족과 막역한 관계로 미중 고위급 회담에도 많이 참석해 중국 지도부 인사와 낯이 익다. [AFP=연합뉴스]

두 번째는 65세의 토마스 도닐론. 오바마 시절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그는 바이든 가족과 막역한 사이로 ‘바이든의 또 다른 자아’로 불릴 정도로 가깝다. 미·중 고위급 회담에 자주 참석해 중국 지도부 인사와 낯이 익다.
 
세 번째는 43세의 엘리 라트너.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인 그는 미국의 젊은 중국 전문가로 꼽힌다. 2015년 오바마 집권 시절 바이든의 측근으로 대중 정책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미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 연구원 엘리 라트너는 미국 내 젊은 중국 전문가로 꼽힌다. 2015년 오바마 집권 시절 바이든의 측근으로 대중 정책을 수립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신미국안보센터 홈페이지 캡처]

바이든 직계로 불리는 3인방 외 두 명의 인사를 더 주목해야 한다고 천정은 말한다. 오바마 시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올해 63세의 커트 캠벨이 그 주인공 중 하나다. 캠벨은 오바마 정부의 중국 억제 방안인 ‘재균형전략’ 수립의 설계자다. 특히 그와 가까운 외교 인맥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에서도 각 부문에 포진해 있을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커트 캠벨은 중국 억제 방안인 ‘재균형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심 역할을 했다. [연합뉴스]

천정은 끝으로 눈여겨봐야 할 인물로 44세의 제이크 설리번을 들었다. 힐러리 클린턴의 직계로 분류되는 그는 힐러리로부터 미래 대통령감이라는 칭찬을 듣는다. 민주당 내 떠오르는 외교 및 정치 샛별로 손색이 없다고 한다.
 
천정은 트럼프 외교팀이 트럼프 개인을 중심으로 한 친구들 모임 같았다면, 바이든 외교팀은 각 분야의 에이스들이 참여하는 ‘집단군(集團軍)’을 형성해 중국으로선 트럼프 시기보다 더 힘든 상대를 만나 더 치밀하고 전문적인 외교전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힐러리 클린턴의 직계로 분류되는 제이크 설리번은 미래 대통령감이란 말을 들을 만큼 미 민주당 내 외교 및 정치 분야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연합뉴스]

특히 대중 정책의 기조와 관련해선 캠벨과 설리번, 라트너가 '철의 삼각군'을 구성해 이끌고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미·중 관계가 이제는 지도자 한 명의 교체로 확 바뀌는 시대는 지났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