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거주자가 경기도에서 가장 선호한 지역은 고양시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9월까지 4246채를 구입해 연간 평균(2202채)의 두 배 가까이로 늘었다. 남양주(3436채), 김포(2995채), 용인(2920채), 의정부시(2184채) 등이 뒤를 이었다.
매입 증가 폭은 김포시가 가장 컸다. 서울 거주자가 예년에는 288가구 정도를 매입했지만, 올해는 2995가구를 사들였다. 상승률은 연간 평균대비 264%를 넘어섰다. 김포는 수도권에서 몇 남지 않은 비규제지역으로 돈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탈서울 불씨된 '전셋값', 중위값 5억 돌파
늘어난 수요는 경기도 아파트값을 끌어 올렸다. 특히 역세권의 신축 단지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일산요진와이시티(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8일 9억6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최고가(8월 21일 9억1500만원)보다 4500만원 비싸게 팔렸다.
김포 아파트 넉달 사이 2억7000만원 올라
인근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요즘 서울에서 집 보러 오는 사람이 많다”며 “역세권 신축단지로 서울 출퇴근이 편리하고 바로 입주가 가능한 아파트는 시세가 (전용 84㎡ 기준) 7~8억원대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서울 거주자들의 경기도 아파트 매입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만랩의 황한솔 연구원은 “민간주택 공급은 줄고, 시세 차익을 노린 청약 대기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서울 전셋값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경기도 아파트 매입은 늘 것”이라고 말했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장은 “서울 집값에 이어 전셋값까지 비싸지면 실수요자는 서울 외곽이나 경기도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며 “전세난이 지속하면 경기도 집값은 물론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집값까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