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오후 대구시 달성군 유가읍 양리 유가사주차장. 한 60대 주민이 공용주차장 맞은 편에 있는 폭 6m, 길이 30m쯤 되는 길을 가리키며 "저~가 도깨비길이카는 곳 아입니꺼"라고 했다.
기자가 도깨비길로 불리는 곳으로 가까이 가서 보니 육안으로는 분명 내리막길이었다. 반대로 아래쪽에서 보면 오르막길이었다. 경사각이 3도 정도는 돼 보였다.
대구 달성군 유가읍 샛길 기이한 현상
주변 사물 등 영향, 착시현상 생긴 것
생수병을 꺼내 굴려보니 차량의 움직임과 같이 이동했다. 물을 길에 슬쩍 흘려봐도 같았다. 제주도의 관광 명소인 '신비의 도로'와 똑같은 기이한 현상이 이 샛길에서 벌어지는 것이다.
직접 체험해보면 신기해서 웃음이 나오는 도깨비길의 이런 기이한 현상은 착시현상 때문이다. 도깨비길 입구에서 만난 70대 동네 주민은 "도깨비길 옆에 있는 도로, 나무, 숲, 계곡 등이 착시현상을 만드는 것이다. 동네 주민은 다 아는 사실이다"며 "가만히 서서 주변과 같이 한눈에 넣어 길을 살펴보면 내리막이 아니라 약간 오르막이다"고 설명했다.
도깨비길, 신비의 도로로 불리는 곳은 제주도뿐 아니라 충북 제천시 등 전국에 몇곳이 있는 것으로 전해져 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gn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