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총장, 강연 40분 앞서 법무연수원 도착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3일에 이어 엿새만에 법무연수원을 찾아 일선 검사를 상대로 한 강연 행보를 이어갔다.
윤 총장은 9일 오후 충북 진천군 혁신도시 내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신임 차장검사를 대상으로 강연을 진행했다. 윤 총장의 법무연수원 방문은 이달 들어 두 번째다. 앞서 그는 지난 3일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신임 부장검사 30명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현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 개혁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지난주 부장검사 이어 차장검사 대상 강연
검찰 특활비·검찰 개혁 메시지 던질지 주목
“윤석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응원 화환도
윤 총장 지지자 “소신 갖고 임기 다해달라”
윤 총장은 이날 오후 3시50분쯤 승용차를 타고 법무연수원 진천 본원에 도착했다. 윤 총장은 지난주 법무연수원 방문보다 20여분가량 일찍 현장에 도착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날 오후 4시30분부터 신임 차장검사 10여명을 대상으로 ‘리더십 강연’을 진행한다. 이날 법무연수원 앞에는 윤 총장 지지자들이 갖다놓은 화환 1개가 놓여 있었다.
화환에는 ‘윤석열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진입로에는 ‘검찰 개혁 핑계로 검찰 장악 이제 그만’, ‘양심 검사가 국민검사! 함부로 건드리지 마라 국민들이 분노한다’, ‘낭중지추(囊中之錐·뾰족한 송곳은 가만히 있어도 뚫고 비어져 나온다는 뜻) 윤석열’ 등 윤 총장을 응원하는 현수막 3장도 걸렸다.
윤모(74·천안시)씨는 “살아있는 권력이든 죽은 권력이든 정권 눈치를 보지 않고 올바르게 수사하는 윤 총장을 응원하기 위해 법무연수원을 왔다”며 “여당의 사퇴 압력에 굴하지 말고 소신을 갖고 임기를 채웠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윤 총장의 법무연수원 강연 이후 추 장관과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는 관측이 나왔다. 추 장관은 검찰의 특수활동비 집행의 적절성 여부를 거론하며 윤 총장을 압박하고 있다. 추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윤 총장이) 특활비를 주머닛돈처럼 사용한다”고 언급한 뒤 이튿날 대검 감찰부에 대검찰청 등의 특수활동비 지급과 배정 내역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상징격인 월성 원전 1호기 폐쇄와 관련한 경제성 평가조작 의혹 수사에 고삐를 죄는 모양새다. 대전지검은 지난 5일~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을 압수수색하며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수사에 착수했다. 이날 대전지검 앞에는 원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을 응원하는 화환이 등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9일 대검찰청과 법무부의 특활비 지급 및 집행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여론조사 전문업체 4개사의 11월 1주차 전국지표조사(NBS·National Barometer Survey)에 따르면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에서 ‘추 장관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36%, ‘윤 총장의 책임이 더 크다’는 응답은 24%로 조사됐다. ‘둘 다 비슷하다’는 응답도 34%가 나왔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진천·대전=최종권·신진호 기자 choig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