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전국 최저 기온은 전날보다 5~10도가량 떨어졌다. 서울은 최저 영하 4도를 기록하는 등 추위가 본격화한 모양새다. 경기 동부내륙과 일부 강원지역, 경북 서부내륙에는 전날 오후 11시부터 한파주의보를 발령했다.
방역 당국은 추위에 따른 실내 환경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다중이용시설 등 실내 곳곳을 비롯해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에서도 점차 난방을 가동하면서 밀폐 공간에서 에어로졸 감염 위험이 커졌다. 지하철 전동차는 동절기엔 평균 18~20도를 유지하기 위해 난방을 가동한다. 매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이모(29)씨는 "오늘은 패딩을 입어도 될 정도로 추운 것 같다"며 "대중교통은 당연하고 회사에서도 히터를 조금씩 트는데 공기가 답답하고 환기가 안 돼 걱정된다"고 말했다.
최대한 자주, 오래 환기해야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호흡기 바이러스는 차고 건조한 곳에서 활성도가 높아지고 오래 생존하는 경향이 있다"며 "춥더라도 자연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이어 "1시간 정도 문을 열어 두면 전체 공기의 99%가 정화된다고 알려져 있다.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최대한 자주, 오랫동안 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조한 실내선 비말도 가볍다”
건조한 곳에선 비말 자체도 전파가 쉬운 형태로 변화한다. 정 교수는 "실제 연구에 따르면 건조한 실내에서 발생한 비말이 수분을 뺏기면 굵은 입자가 에프킬라 스프레이 입자처럼 작아지고 가벼워지면서 더 오래 생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상 감염 지속 시 1.5단계로
한편 정부는 일상 감염 추세가 계속되면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1.5단계로 상향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집단 감염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현재 유행 확산 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수도권의 경우 거리두기를 1.5단계로 격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