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적 커뮤니케이션 현상을 다루는 수업에 웬 ‘시?’라는 호기심의 발동. 또는 ‘그냥 시 비슷한 것’을 마음 내키는 대로 얘기하면 된다는 탈 고정관념. 혹은 ‘정답 없는 수업’이라는 내 감언이설을 받아들여 언론자유를 마음껏 누리는 호사일 수도 있다. 초·중·고등학교와 학원을 포함하는 대학 이전의 교육환경을 견디느라 탈진한 심신을 회복시켜줄 것으로 기대한 대학이라는 신세계도 학점과 취업 스펙 준비로 압박받는 곳임을 깨닫고 느끼는 해방감일지도 모른다.
애덤 스미스, 공감의 가치 강조
분할통치, 팬덤정치 오래 못가
인간은 균형잡힌 공동체 지향
도서관에서 『도덕감정론』을 빌린 것은 대통령 선거에서도 여전한 트럼프의 공감 능력 결여와 후안무치 때문이었다. 선거 전에도 결과 승복에 대해 분명한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자신에게 불리한 것으로 예측되는 우편투표에 대해 음모와 사기라는 복선을 깔았었다. 미국의 선거제도에 의존하여 대통령이 되겠다고 마스크도 쓰지 않고 동분서주 선거운동을 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그 제도를 부정하는 이율배반의 안하무인. 개표가 한창 진행 중인데 승리했다고 선언하며, 자신에게 불리할 수도 있는 경합 주의 개표 중단을 요구했다. 패색이 짙어지자 일부 주에 대해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재검표를 요구하며 투표 조작 혐의로 제소했다. 트럼프가 팬덤 정치에 몰입하면서 미국은 두 개의 미국으로 갈라졌다. 인종차별적 주장과 행동도 공공연하게 등장했다.
지난 8일 오전 1시 24분께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이 확실해졌다. 남의 나라 대통령 선거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것도 아니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이들과 조력자들이 법 정신과 권력을 악용하고, 공동체를 분열로 탈진하게 만드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정당과 정치인의 목적인 정권 창출을 하더라도 확증편향의 지지자에 의지하는 분할통치(divide and rule)는 오래갈 수 없다.
공감의 능력을 지닌 인간은 결국 균형 잡힌(check and balance) 공동체를 지향한다. 법과 권력의 오용과 남용은 부메랑의 칼날이 된다. 역사의 교훈이다.
김정기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