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하진 전북지사가 지난 5일 새만금방조제 신시배수갑문이 내려다보이는 '새만금 33센터' 전망대에서 취재진에게 한 말이다. 전북도청 출입 기자단과 함께 이달 말 개통을 앞둔 새만금 동서도로 공사 현장을 둘러본 뒤였다.
지난 5일 새만금 방문한 송하진 지사
"갑문 2곳에서 이미 해수 유통중인데
추가 갑문 요구는 방조제 트자는 얘기"
환경단체는 "4조원 쏟고도 수질 악화"
전북도 관계자가 새만금 내부 변화와 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브리핑을 마치자 송 지사는 "덧붙이고 싶은 게 있다"며 마이크를 잡고 신시배수갑문 쪽을 가리켰다. 육안으로는 배수갑문 바깥에 있는 바닷물과 안쪽 새만금호 물은 모두 푸른 빛을 띠었다. 전북도 안팎에서는 "새만금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물 색깔이 대비되는 일명 '새만금 녹조라떼' 사진에 대해 지사가 불편한 심정을 에둘러 표현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송 지사는 "해수유통이 안 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도민들도 있는데, 전혀 아니다"며 "신시·가력 배수갑문 2곳에서 18개의 갑문을 통해 해수는 유통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단체가 요구하는 추가 갑문 설치는 지금 세워진 방조제를 트자는 것 아니냐"며 "환경과 개발 모두를 생각한 상황에서도 그런 이야기를 쉽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새만금방조제와 배수갑문을 관리하는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갑문 하나의 높이가 15m에 달하고, 매일 정기적으로 배수갑문이 운영되고 있다"며 "이를 따지면 초당 1만5000톤의 물이 방류되는데, 이 정도 방류량이면 소양강 방류량의 3배가량"이라고 덧붙였다. 전북도는 해수유통이 새만금 내부 개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새만금 기본계획에 따르면 2020년까지 새만금 전체 개발 예정 면적(291㎢)의 73%가 개발돼야 하지만, 지난해 12월 현재 매립이 완료되거나 진행 중인 면적은 38.1%(110.8㎢)에 불과해서다.
송 지사는 "새만금호 내부 개발이 이제 시작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행이 됐을 때 측정한 (수질) 수치가 진정한 측정 지표가 될 수 있다"며 "그것이 새만금이 완벽하게 개발되길 원하는 전라북도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환경단체가) 새만금 해수유통을 주장하는 이유도 전라북도가 깨끗하게 개발돼야 한다는 당위를 전제로 한다. 저희(전북도)도 똑같다. 정말로 (수질 개선이) 안 된다고 하면 부분 유통이 됐건, 전부 유통이 됐건 해수유통 문제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다"고 여지를 뒀다.
군산=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