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계의 이단아부터 1977년생 젊은 피, 페미니스트 경제학자까지-.
바이드노믹스의 설계자들은 개성이 넘친다. 조 바이든 당선인이 부통령이었던 시절부터 보좌해왔던 인물부터, 새롭게 주목받는 인물들을 '바이드노믹스 설계자' 두 번째 회를 통해 소개한다. 재무장관 물망에 오른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 이사와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1회에서 다뤘다.
③중도진보 경제학자, 번스타인과 해리스
성향은 진보에 좀 더 가까운 중도로 분류된다.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의 신봉자다. 재닛 옐런 전 Fed 의장과 공동으로 뉴욕타임스(NYT)에 지난 8월 기고한 글에서 그는 “미국인이 굶고 있는데 상원은 손을 놓고 있다”며 “이러다간 미국 경제 전반이 회복은커녕 무(無) 성장의 늪에 빠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원에서 여야 갈등으로 인해 경기부양책이 교착 상태에 빠진 것에 대한 비판이다. 기용될 경우 경기부양책 통과에 드라이브가 걸릴 가능성이 크다.
근로자의 권익 보호와 소득 불평등 해소는 그의 평생 신념이다. CNBC는 그에 대해 “샌드위치 신세인 중산층을 위한 정책과 소득 불평등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번스타인과 함께 또 눈여겨볼 인물은 벤 해리스다. 현재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학원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그는 2014년부터 오바마 행정부가 끝날 때까지 부통령 경제보좌관을 지냈다. 번스타인의 후배 격이다. 터프츠대에서 학사, 코넬대ㆍ조지워싱턴대ㆍ컬럼비아대 등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모두 경제학 분야다.
1977년생으로 비교적 ‘젊은 피’로 통하는 해리스는 바이든이 특히 신뢰하는 인사로,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도 경제 정책 수립에 깊이 관여했다. 특히 조세 및 예산 정책에 관심이 많다. 악시오스는 “바이든에게 조언해온 외부 경제 전문가가 수없이 많지만 결국 바이든의 귀를 잡는 인물은 (번스타인과 해리스와 같은) 인하우스(in-house) 보좌진일 것”이라고 전했다.
④경제학계의 이단아, 켈톤
“돈이 모자란다고? 더 찍으면 되잖아.”
FT는 지난 4월 ‘FT와 점심을(Lunch With the FT)’ 코너에서 켈톤을 인터뷰하며 “이제 켈톤의 시대가 온 것인가?”라는 부제를 달았다. 코로나19 대응으로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공격적 양적완화(QE)를 하며 경기 부양에 나선 현상을 분석하면서다. 당시 켈톤은 FT에 “정부의 재정 적자는 더 심해질 것이지만 괜찮다”며 “돈을 더 찍어내면 되니까”라고 답했다.
켈톤은 2015년 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민주당 측의 수석 경제학자로 임명됐으나 약 1년 뒤 사임한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캠프에 합류하기 위해서였다. 민주당 후보 중에서도 급진적 진보 성향이었던 샌더스 후보 캠프에서 그는 대표적 경제 브레인으로 꼽혔다. 그러다 경선에서 샌더스가 탈락한 뒤엔 바이든 측에 경제 정책 조언을 해왔다고 한다.
⑤페미니스트 경제학자 등, 다양성 강조가 특성
이밖에도 바이든의 경제 참모들은 여성과 아프리카계 미국인, 히스패닉 등 다양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짜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프리카계 미국인인 윌리엄 스프릭스 하워드대 경제학과 교수도 단골로 거론된다.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사태 당시 동료 경제학자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주자”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이밖에 컨설팅 회사 맥킨지를 박차고 나와 비영리 프로젝트에 헌신해온 히스패닉 경제인 루이스 우비냐스 등도 거론된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