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9시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장례식장에서 박씨와 모친의 발인식이 열렸다. 박씨의 마지막 가는 길에는 개그계 동료 선후배가 함께했다. 박미선씨를 비롯해 김기리ㆍ김지호ㆍ박성광ㆍ신봉선ㆍ허경환씨 등이 옆을 지켰다. 일부는 오열하며 고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발인이 끝난 뒤 운구차는 박씨가 생전에 몸담았던 KBS 건물 등을 거쳐 인천가족공원으로 향했다.
“지선이 오래 기억해주세요.”
이날 오후 이틀 만에 라디오에 복귀한 개그우먼 김신영씨는 “녹음방송이냐고 하는데 생방송이다. 솔직히 마음은 아직 다 추스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생이 못한 걸 우리가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더 열심히 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살아갈 이유 깨닫게 해주신 분” 미담
글쓴이는 힘들었던 시기에 자신을 도와준 건 당시 국어 선생님과 선생님의 고려대 과 동기이자 친구였던 박지선씨라고 밝혔다. 그는 “박지선 선생님은 내가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내가 사람으로서 살아갈 이유를 깨닫게 해주셨고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란 걸 깨우쳐주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지난 2일 SNS에 “갓 성인이 됐을 때 서빙 알바하면서 ‘이봐요’ ‘야’ 등 온갖 호칭을 다 들었는데 박지선님한테 처음으로 ‘선생님’ 소리를 듣고 퇴근하면서 울었다”며 “지금까지도 감사했던 기억이 남는데 이렇게 가셨다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날 네티즌은 고인의 생전 영상을 올리며 마지막 가는 길을 추모했다.
박씨는 지난 2일 서울 마포구 자택에서 모친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박씨는 평소 앓던 지병으로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서 모친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하지만 유족 뜻에 따라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은 “범죄 혐의점이 없다”며 부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