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간 미국민의 선택이 3일 0시(한국시간 오후 2시) 시작됐다.
2020년 미국 대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4년 더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와 바이든 후보의 "미국의 동맹과 세계 리더십 복원" 사이의 선택이기도 하다. 트럼프 1기 4년 동안 한국을 향했던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주한미군 철수 위협 등이 연장될지도 이 선택에 달렸다.
예측기관 "바이든, 선거인단 279~350명 확보 승리"
4일 오전 10시부터 동부주부터 출구조사 결과 발표
1억명 이상 우편 등 사전투표…당일 투표 4000만명
민주당 바이든 후보도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 피츠버그에서 마지막 유세를 갖고 "우리가 내일 큰 승리를 위해 함께 모일 것이란 느낌이 든다"며 "내일은 새로운 날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부통령 후보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마음을 놓아선 안 된다"라고도 했다.
여론조사 분석기관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는 3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이 6대 경합주 가운데 노스캐롤라이나는 0.2% 포인트 차이로 바이든 후보에 역전했고, 플로리다·애리조나(0.9%포인트 차), 펜실베이니아(1.2%포인트 차)에선 오차범위 내로 근접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후보가 위스콘신(+6.7%포인트), 미시간(+4.2%포인트)에서 승리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나머지 경합주 전부를 승리하면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278명을 확보해 재선이 가능하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만 바이든 216명대 트럼프 125명으로 바이든이 우세한 가운데 14개 주 197명(메인·네브래스카 각 1명 포함)을 놓고 여전히 경합을 벌이는 것으로 봤다. 예측기관 대부분이 2016년 힐러리 당선을 예측했다가 실패했기 때문에 경합주 판단을 유보한 셈이다.
이날 투표는 미국 동부시간 0시(한국시간 오후 2시) 뉴햄프셔의 작은 마을 딕스빌 노치와 인근 밀스필드 두 곳에서 심야에 시작됐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가장 일찍 투표하고 결과를 공표한다. 딕스빌 노치 유권자 5명 전원이 "미국의 분열을 끝내야 한다"며 바이든 후보를 선택했지만, 밀스필드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16대 5로 바이든을 앞섰다.
나머지 대부분의 주는 현지시간 오전 5~8시 투표를 시작해 오후 7~9시에 마감한다. 가장 서부인 알래스카와 하와이가 동부시간으론 자정(한국시간 4일 오후 2시)에 가장 늦게 투표를 마치고 개표를 시작한다.
AP통신과 ABC·NBC·CBS·폭스뉴스·CNN 등 주요 방송사들은 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 등 주요 동부 경합주가 투표를 마치는 오후 8시(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부터 주별로 출구 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하지만 출구 조사기관 상당수는 2016년 대선 출구 조사가 틀려 망신을 당했기 때문에 승자 예측발표 없이 조사 결과만 발표하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2일 밤까지 9965만명이 사전투표했고, 2820여만명의 우편투표는 아직 배달 중이어서 당일 투표자는 4000만명(전체 30% 안팎)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AP통신은 이에 조기투표와 우편투표 추적 조사 결과를 합산한 AP보트캐스트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시간 자정(한국시간 오후 2시)쯤 초반 개표 결과 주요 경합주 승자의 윤곽을 알 수 있지만, 승부를 결정할 펜실베이니아·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 등 6개 경합주 중 4곳이 여론조사 결과 오차범위 3% 포인트 이내 초박빙이어서 섣불리 승자 발표를 하기도 어렵다.
주요 경합주에서 대선일 이후 도착한 우편투표 개표가 끝날 때까지 승부를 확정 짓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는 대선 D+3일인 11월 6일, 미네소타·네바다는 11월 10일, 오하이오는 11월 13일까지 도착한 우편투표를 집계에 포함한다.
정효식 기자 jjpo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