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장은 이번 순방 기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신(新)남방 외교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강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양국 기업들을 위한 지원책도 테이블 위에 올릴 예정이다.
박 의장은 이번 베트남 공식 방문의 핵심 키워드를 ‘경제 협력’으로 잡았다. 한민수 국회 공보수석은 “베트남은 중·미·일에 이어 한국의 4대 교역국인데 기업인들이 입국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며 “특별입국 절차의 제도화와 정기 왕복 항공 노선 재개 등 현안을 중점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국회의장 순방 일정을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을 둘러싼 한국과 일본의 치열한 외교전의 간접 지원 성격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앞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지난 18일 취임 후 첫 해외 방문 일정으로 3박 4일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순방했다. 한 여당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에도) 다른 나라들은 세계 각지로 뛰어다니고 있는데, 우리만 조심하고 있으면 뒤처진다”며 “대통령의 해외 순방도 비대면으로 대체되는 상황에서 정부 대신 앞서나가는 사전 외교의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취임한 박 의장의 해외 순방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9월엔 독일과 스웨덴을 방문했다. 당시 박 의장은 독일 통일 30주년 행사가 열린 포츠담을 찾아 “독일 통일의 교훈을 마음에 두고 우리도 통일을 빨리 앞당길 수 있는 교훈으로 삼겠다”고 말하는 등 ‘한반도 평화’ 이슈에 집중했다. 김성수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다양한 법을 다루는 만큼 국회의장의 방문은 논의할 수 있는 현안의 폭이 넓다”며 “대화를 나눌 때도 비교적 부담이 덜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하고 듣는 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