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기획재정부는 대주주 기준을 현행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강화하는 방안을 두고 지난 9월 말부터 물밑 협의를 이어왔다. 하지만 ‘원칙’을 앞세워 계획대로 내년 4월 시행해야 한다는 기재부와 '민심'을 앞세워 도입을 유예해야 한다는 민주당 의견은 평행선을 달렸다. 민주당 관계자는 “오늘(1일) 논의를 거쳐 다음주에는 대주주 기준과 관련한 최종안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오늘이 사실상의 최종 조율인 만큼 당에서 기재부 측에 강하게 양보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정·청은 이날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완화 문제에 대해서도 결론을 지을 예정이다. 재산세 완화 대상인 '중저가 주택'의 기준과 관련 정부는 공시가 6억원 이하를, 민주당은 9억원 이하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중저가의 기준을 9억원으로 하되 정부 측 입장을 반영해 6~9억원 주택에 대해서는 인하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테이블에 올려 논의한다”며 “대주주 기준 문제와 다르게 재산세 완화라는 방향에 대해 당정이 폭넓게 공감하고 있는만큼 미세 조정을 통해 합의에 이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정책일관성" vs "탁상공론식 사고"
반면 민주당은 “정책의 연속성은 절대불변의 가치가 아니다. 시대 변화와 사회 분위기를 반영해 언제든지 수정·보완을 거칠 수 있다”(정책위 관계자)는 입장이다. 당내에선 “기재부가 탁상공론식 사고에 머문 채 계속 고집을 부린다면 찍어누른다는 비판을 받더라도 당이 더 강경하게 나갈 것”(핵심 관계자)이란 반응도 나온다. 이낙연 대표 역시 지난달 28일 당 4050특별위원회 출범식에서 “최단 시일 내에 결론을 내서 작은 희망이나마 드리겠다”며 대주주 기준 확대에 대한 유예를 시사했다.
민주당의 강공에 홍 부총리는 3억원에 대한 ‘가족 합산’을 개인별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한발 물러선 상태다. 다만 여당이 주장하는 ‘2년 유예’에는 난색을 보인다. “정치적 요소를 이유로 뒤집는 것은 정책의 신뢰성·연속성과 직결되는 문제”라는 게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홍남기와 민주당의 '기싸움', 결론은?
민주당이 압박을 가하는 중심엔 늘 홍 부총리가 있었다. 지난 4월 1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규모를 둘러싼 공방이 대표적이다. 당시 민주당은 보편 지급을 수차례 강조했지만 홍 부총리는 이에 맞서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선별 지급을 고수했다. 2025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60% 이내로 관리하는 내용의 재정준칙에 대해서도 홍 부총리와 민주당은 공방을 벌였다. 지난 22월 기획재정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양경숙 민주당 의원은 “재정준칙 도입은 시대착오적”이라며 홍 부총리를 몰아세웠다지만 홍 부총리는 “시대착오적이란 말씀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