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분양가 규제에 나서면서 새 아파트의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아져 ‘청약 당첨=시세차익’이라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다. 지난 7월 말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서 분양가는 더 내려갈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국에서 분양한 아파트는 12만5600여 가구(임대 포함)다. 5년 만에 가장 많은 물량이다. 이미 청약 시장은 뜨겁다. 3분기 전국 아파트 평균 청약 경쟁률은 21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16대 1)보다 높다. 서울 평균 경쟁률은 64대 1을 기록했다. 조사가 시작된 200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과천 지식정보타운에서 1600여 가구 청약
이들 단지 평균 분양가는 3.3㎡당 2373만~2403만원이다. 84㎡(이하 전용면적) 분양가가 8억원 선이라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입주한 인근 아파트 시세가 3.3㎡당 5000만원 선인 것을 감안하면 ‘청약 당첨=시세차익 10억’이라는 인식이 형성됐다.
이 때문에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과 7월 분양한 과천제이드자이와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평균 청약 경쟁률이 각각 193대 1, 135대 1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청약가점이 70점(84점 만점)은 돼야 당첨 안정권에 들 것으로 판단하지만, 청약 가점이 낮아도 미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전용 85㎡ 이하는 100% 가점제로 당첨자를 가리지만, 전용 85㎡ 초과는 가점제 50%, 추첨제 50%로 당첨자를 뽑는다.
전용 85㎡ 초과 절반은 추첨제
전문가들은 시세차익을 노린 ‘묻지마 청약’은 위험하다고 조언한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입주(소유권 이전 등기)까지 분양권 거래가 어려운 데다 지역마다 전매제한 기간도 최대 10년으로 길기 대문이다.
특히 내년 1월 이후엔 분양권이 주택 수에 포함되기 때문에 더 유의해야 한다. 조성수 리얼투데이 과장은 “단기 차익을 생각하고 청약에 나섰다가 전매제한이나 세금, 대출 규제 등으로 곤란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