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가량 인터뷰를 진행한 그의 의원실에는 경남지사 때와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대선 후보, 자유한국당 대표 시절의 사진들이 놓여 있었다. 그는 지난 4월 총선 당시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나와 당선됐다.
별도 답변 준비자료 없이 인터뷰에 응한 홍 의원은 국민의힘 상황에 관해 묻는 첫 질문에 표정이 굳었다. 그는 “지금 나라가 무너지는 길로 가고 있는데 야당이 핵심을 못 짚고 있다. 역사상 최약체 야당”이라고 혹평했다.
- 무엇이 문제인가.
- “야당 지도부가 투쟁할 생각이 없다. 절박함이 없다.”
- 상임위원장 자리도 더불어민주당에 다 내줬는데.
- “참 어이없는 짓을 했다. 그때 받았으면 올해 국정감사 때 7개 상임위 정도는 제대로 증인 채택을 할 수 있었다.”
홍 의원은 10월 25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가 떨어진 여론조사결과를 언급하며 “비상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를 물었더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물론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태극기 세력까지 다 데려와 보수 우파 대통합을 해야 하는데 김종인·주호영 비대위 체제는 자꾸 쪼개기를 하고 있다. 쪼그라든 성을 만들어서 성주 노릇을 하겠다? 그러면 야당은 없어지는 것”이란 답이 돌아왔다. 홍 의원은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내놓는 정책이 중도좌파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홍 의원의 목소리는 당내 일각에서 나오는 조기 전당대회론에 대한 의견을 묻자 커졌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런 식으로 계속 당을 끌고 가면 퇴진시키는 게 맞다. 국민의힘 103명 의원 중에 당을 끌고 갈 사람이 한 명도 없나. 그것도 안 하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끌려가니까 야당 지지율이 폭락하는 거다.”
자신의 복당 계획에 대해선 “나는 이 당의 적·장자다. 적·장자 내쫓고 서자를 데리고 왔는데 거기에 입당 심사를 받으라는 게 정상적인 절차냐. 때가 되면 정치적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얼굴을 붉혔다.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대해선 “지금 인물이 많다. 서울·부산 시민이 아닌 당 지도부 일부가 고르려니까 인물이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의 서울시장 카드에 대해선 “우리 당에 와도 성공하기 어렵다. 서울시장 깜이 되느냐”고 반응했다.
- 우편향이 강해 외연 확장에 문제가 될 거란 말도 있는데.
- “나는 반값 아파트 법, 국적 법(원정 출산 금지)을 만든 사람이다. 그거 좌파 정책인데 난 국민의 이익이 된다면 좌파 정책도 받아들일 수 있다.”
- 발언이 너무 직설적이다.
- “직설적인 말이 싫으면 매일 거짓말하는 사람을 지지하면 된다.”
- 홍트럼프(홍준표+트럼프)라는 별칭에 대해선.
- “트럼프처럼 비도덕적인 일을 한 적이 없다. 난 진실한 말만 했지 막말한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 대선 때 경쟁했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선 “대한민국을 불과 4년 만에 이렇게 나락으로 끌고 갈 수도 있구나. 임기가 끝나면 이 엄청난 문제를 어떻게 감당하려고 저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국정감사를 거치며 야권의 차기 대선 구도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혹평했다. 홍 의원은 지난달 22일 윤 총장의 국정감사 발언을 거론하며 “전후 맥락을 보면 검찰총장직을 사수하기 위한 말들뿐이지 정치를 하기 위해 준비한 말은 아니었다. 여러 모로 야권 대선 주자감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문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쯤이면 IMF 때보다 더한 경제위기가 닥칠 텐데, 국민은 그때 소신있는 스트롱맨을 지도자로 원할 것입니다”라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현일훈 기자, 김수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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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그래픽=김한솔·여운하·이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