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공화당을 지지했던 내가 바이든 후보를 찍는 게 부끄럽다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그냥 알려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는 거죠.”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이 전한 숨어있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 이른바 '히든 바이든(Hidden Biden)'의 고백이다. 더힐은 미국 민주당 후보를 단 한 번도 선택해본 적이 없는 공화당 지지자들 가운데 올해엔 주변 사람들 몰래 바이든 후보를 찍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관측을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내놓았다.
"공화당 지지자 중 숨은 바이든 지지자"
2016년 대선 당시 '샤이 트럼프'와 유사
어느 쪽 표가 더 많을지가 이번 대선 관건
"코로나19 대응에 실망한 유권자 ‘히든 바이든’ 돼"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당선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플로리다 내 일부 지역에선 공개적으로 바이든 후보 지지를 밝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한 플로리다의 공화당 지지자는 더힐에 “내가 민주당을 지지할 것이라곤 생각해본 적도 없다. 그건 내가 아니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게 유일한 선택지”라고 말했다.
미 대선 전문가들은 이런 '히든 바이든'의 존재가 미시간과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장지대)’ 지역뿐 아니라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가 이긴 아이오와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에서도 바이든이 승기를 거머쥐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보고 있다.
"이번에도 ‘샤이 트럼프’ 위력 나타날 것"
폭스뉴스(Fox News)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지지자들이 2016년의 역사가 되풀이되는 걸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6년에 이어 또다시 언론과 여론조사 등이 ‘샤이 트럼프’를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다.
트라팔카그룹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주에서 트럼프가 당시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 앞서고 있다는 것을 맞춘 몇 안 되는 기관이다.
폭스뉴스는 트럼프 지지자들이 여론조사에 참여하기를 꺼린다며 특히 젊은 층(18~44세)의 흑인과 히스패닉계 유권자 사이에서 트럼프 지지도가 올랐다는 UCLA 네이션스케이프 여론조사를 근거로 들었다.
조사에 따르면 2016년도에 비해 트럼프를 지지하는 흑인 유권자들은 10%에서 21%로 증가했다. 히스패닉 유권자들도 마찬가지로 22%에서 35%로 지지율이 늘어났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유색 인종은 가족들과 친구들을 잃을까 우려해 지지 사실을 말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업체들 "2016년과는 다를 것"
우 센터장은 “보통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사람들은 대학 학위 소지자 이상인데, 이를 변수로 고려해 보정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유리한 조사 결과가 나오게 된다”고 설명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