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SK에 입단한 오른손 투수 윤희상은 통산 215경기에 출전해 42승 44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했다. 2012년엔 데뷔 후 처음으로 두자릿수 승리(10승 9패 평균자책점 3.36)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엔 어깨 부상으로 한 경기도 뛰지 못했고, 올해도 시즌 막바지가 되서야 1군에 올라왔다. 결국 지난 27일 은퇴 의사를 밝혔다.
30일 인천 LG전에서 선발로 1타자 상대
올시즌 마지막으로 그라운드 떠나
그는 "기사가 나오기 전부터 마지막 순간까지도 감사함을 느꼈다. 오늘 하루는 즐겁고 행복한 하루로 보내자고 마음먹었다. 보통 선발 전날에는 항상 많이 신경 쓰고 잠들었는데. 어제는 아이들과 놀다가 아무 생각 없이 잠들었다. 생각이 정리되서 '야구장에서 놀다 와야지'라는 생각이다. 야구 생각을 하지 않은 건 처음인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감사하다'는 말을 여섯 번이나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2018년 한국시리즈다. SK는 통산 네 번째 우승을 차지했고, 윤희상도 마운드에서 힘을 보탰다. 그는 "'인생 경기'는 잘 생각이 안 난다. 2018년 다같이 우승한 게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했다. 윤희상은 "어떤 선수라고 기억될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다만 그 시절 SK란 팀을 생각했을 때 '저런 선수가 있었구나'라고 기억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김)강민이 형이나 (조)동화 코치, 다른 형들이 '한 번 1년이라도 더 해보라'고 말해줬는데 기분좋으라고 하는 얘기 같기도 하다. 형들한테 받은 정이나 이야기를 후배들에게 많이 해주고 싶다. 이제 유니폼을 벗으면 후배들한테 편하게 얘기할 수 있을 거 같다"고 했다.
윤희상은 "2군에서 야구를 보면서 생각한 건데 우리 팀 선수 뿐 아니라 야구선수들이 좀 더 멋있게 화려하게 비춰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린 아이들이 꿈을 꾸고 롤모델이 될 선수들이 많아져서, 아이들이 야구선수를 꿈꿨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말을 남겼다.
인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