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당한 양은이파 2인자 기업사냥 때 김재현이 자금 조달
해덕파워웨이에 대한 기업사냥은 창업주가 2018년 4월 자신의 지분을 서울 대형병원 원장 이모씨에게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된다. 당시 이 원장이 전면에 나섰지만 배후에는 조폭 양은이파의 2인자로 알려진 박모씨가 있었다. 박씨는 회사 인수 후 실질적인 회장 역할을 했다고 한다.
박씨는 자기자본 하나 없이 회사 인수 자금 750억원을 모았다. 이 원장을 포함해 '이용호 게이트'의 주인공 이용호씨와 '개미도살자'로 불리며 소액주주에게 1000억원대 피해를 줘 현재는 구속된 이모(63)씨 등에게 지분 참여를 제안했다. 당시 투자에 참여해 피해를 본 한 인사는 "박씨는 인수 자금이 없었지만 이곳저곳에 본인이 300억원가량의 자금이 있다고 속였다"며 "지분 투자에 참여하면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했지만 거짓말이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트러스트올이 130억원의 자금을 대준 부분을 주목하고 있다. 트러스트올은 김 대표가 실소유한 곳으로, 옵티머스 펀드 자금 횡령과 로비에 핵심 역할을 한 회사다. 때문에 검찰은 2018년 경영권 양수도 과정에서 김 대표가 박씨와 공모해 해덕파워웨이의 기업 사냥을 주도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박씨는 당시 김 대표와 과거 투자 인연으로 매우 친한 관계였으며, 옵티머스 고문 명함도 가지고 다녔다고 한다. 박씨는 옵티머스 막후에서 자금을 조달하며 큰 영향력을 행사한 '7인회'의 멤버로도 알려졌다. 그러던 지난해 5월 박씨는 국제PJ파 부두목 조규석(61·구속)에게 돈을 빌렸다가 이자를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살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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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한 관계자는 "해덕파워웨이 경영권이 이동하는 과정 전반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현 회사 장악 후 전 청와대 행정관 사외이사로 선임
이 전 행정관은 지난해 4월부터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자리를 옮기기 직전인 지난해 10월까지 회사의 사외이사로 일했다. 이 전 행정관은 이 기간 옵티머스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의안이 올라왔을 때 이사회에 출석해 찬성표를 던졌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김 대표가 2018년 4월부터 해덕파워웨이의 실소유주였다면 이 원장을 앞세워 차명주식을 운영하며 소유 지분을 허위 공시한 것"이라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추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측은 "검찰에서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것은 맞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 관계가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옵티머스 사건이 벌어진 이후 해덕파워웨이 인수를 추진했던 HLB 관계자들을 상대로도 피의사실이 있는 지 조사하고 있다. 진양곤 HLB 회장은 총 400억원을 옵티머스 펀드에 투자해 손해를 본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강광우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