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통신은 자체 집계 결과, 지난 28일(이하 현지 시각) 전 세계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50만6781명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29일 보도했다.
이로써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4470만 명, 사망자는 117만 명이 됐다.
20A.EU1 변종 스페인·영국 휩쓸어
호주서 처음 발견된 것도 유럽 확산
브라질에도 치명률 높은 변종 발생
"변종 확산 대비 모니터링 강화해야"
최근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는 2차 확산은 새로운 코로나19 바이러스 변종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로 돌연변이가 자주 일어나는 편이지만, 특히 확산이 아주 빠르게 진행되는 일부 변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초여름 스페인에서 등장, 유럽 전체로 확산
이 변종은 스페인에서 7월 이후 코로나19 바이러스의 40% 이상을 차지했고, 현재는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스위스·아일랜드·영국 등에서는 아주 낮은 빈도로 발견되다가 9월에는 40~70% 빈도로 발견될 정도로 급증했다.
현재 영국 코로나19 바이러스의 90%, 아일랜드의 60%를 이 변종이 차지할 정도다.
또, 노르웨이·라트비아·네덜란드·프랑스에서도 널리 퍼진 상태다. 현재 12개 국가에서 발견됐다.
A222V로도 불리는 이 변종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S) 단백질의 222번째 아미노산이 알라닌(A)에서 발린(V)으로 바뀌는 등 6개 이상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은 코로나바이러스에서 못처럼 삐죽삐죽 튀어나온 부분을 말하는데, 숙주인 사람 세포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연구팀은 "스페인에서 다른 유럽 국가로 여러 번 '수출'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변종이 널리 퍼진 것이 전파에서 유리한 점을 갖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단순히 스페인에서 확진자가 많이 발생한 후 관광객을 통해 전파된 탓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출현한 S477N 돌연변이
이 돌연변이는 최초 호주 등지에서 처음 발견됐는데, 이 변종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발생한 것이다.
숙주의 수용체와 결합하는 부위(RBD)의 477번째 아미노산이 세린(S)에서 아스파라긴(A)으로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스위스·스페인 연구팀은 논문에서 "477번 아미노산은 수용체 결합 부위가 사람 세포의 수용체와 더 잘 결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S477N이 사람 세포 내의 수용체인 앤지오텐신 전환 효소 2(ACE2)와 더 잘 결합한다는 것이다.
이 변종은 8월 초 호주에서 처음 발견된 지 겨우 두 달 만에 우세한 변종으로 자리 잡았고, 세계 각국으로 퍼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더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는 것이다.
브라질에서 발견된 V1176F 돌연변이
이 변종은 브라질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망률 증가와 상관관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V1176F 변종은 역시 숙주 세포의 수용체와 더 잘 결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돌연변이로 인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의 일부인 트리머(trimer) 복합체가 안정화하고, 트리머를 떠받치는 줄기 부위에 유연성을 부여해 수용체와 쉽게 결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D614G는 스파이크 단백질 614번 아미노산이 아스파르트산(D)에서 글라이신(G)으로 바뀐 돌연변이를 갖고 있다.
V1176F 변종은 현재 미국·호주·스코틀랜드·지브롤터 등에서도 발견되고 있다.
사망률 높아져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이러한 위험한 변종이 널리 확산하는 배경에 대해 연구팀은 무작위로 발생하는 바이러스의 다양한 돌연변이 중에서도 사람의 수용체에 잘 맞는 것이 '선택'되는, 즉 숙주의 선택으로 특정 변종이 지배하게 되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