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 후보자는 WTO 사무총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았나?"
28일 열린 일본 집권 자민당의 외교부회·외교조사회 합동회의에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정세를 브리핑하는 외무성 간부에게 한 자민당 의원이 이렇게 질문했다.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아시아 대표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왜 후보를 내지 못했느냐는 일종의 질책이었다.
韓 유명희 선전에 '뒤처지고 있다'는 조바심
유엔산하 15개 기구 중 4곳은 중국 출신 수장
대사관 동원해 내년 UPU 사무총장 선거 총력
중국 15개 기구 중 4곳 장악
반면 중국의 부상은 눈에 띈다. 2013년 유엔공업개발기구(UNIDO) 사무총장을 시작으로, 15개 중 4개 기관의 수장이 중국인으로 채워졌다. 중국이 대표를 맡은 조직에선 노골적으로 중국에 편향된 입장을 드러내기도 한다.
UNIDO와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중국의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주제로 한 국제회의를 열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2015년 중국 항공당국 출신의 류팡(柳芳) 사무총장이 취임한 후 대만을 총회에 초대하지 않고 있다.
"외국어 능력 있는 적임자 수 제한"
우선 노리는 것은 내년 8월로 예정된 만국우편연합(UPU) 사무총장 선거다. 일본 정부는 옛 우정성 출신의 '닛폰유세이(日本郵政)' 임원을 UPU 총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각국 일본 대사관을 동원해 표를 모은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국제 감각을 갖춘 고위급 인재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요미우리는 "국제기구의 수장이 될 만한 외국어 능력과 행정 경험이 있는 적임자 수가 제한돼 일본만의 독자적인 노력으로 금세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