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 현대 이동국(41·)이 28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밝힌 은퇴 이유다. 그는 “몸 상태는 아주 좋다. 부상 때문에 그만두는 게 아니다. ‘정신이 몸을 지배한다’고 생각해왔다. 부상으로 조급해하고 불안해하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더는 안 되겠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K리그 개인 통산최다골(228골) 주인공인 그는 7월 무릎을 다쳐 두 달간 결장했다. 26일 은퇴 의사를 밝혔다.
프로축구 전북 이동국 은퇴 회견
이동국은 “어젯밤, 30년 넘게 뒷바라지해준 아버지가 ‘아들이 은퇴하니 나도 은퇴하겠다’고 해서 가슴이 찡했다. 안 울려고 했는데 망했다”며 울다가 웃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선 “다음 달 A급 지도자 코스를 밟아야 한다. 쉬면서 축구 외에 잘할 수 있는 게 뭔지 찾겠다”고 대답했다.
이동국의 부인 이수진 씨는 남편이 시련에 부딪히면 “우리 영화 찍고 있다고 생각하자. 엔딩이 중요한데 마지막에 꼭 웃자”고 위로했다고 한다. 이동국은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선수가 몇 명이나 있을까. 그 순간 내가 있다면 해피엔딩이 아닐까” 반문했다. 전북은 이동국의 은퇴경기인 다음 달 1일 대구FC와 홈경기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다. 그는 회견 직후 “훈련하러 가야죠”라며 나갔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