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통신은 "이건희 삼성 회장이 78세의 나이로 숨졌다"라고 긴급 보도하며 "삼성전자를 글로벌 테크 거인으로 변모시킨 이 회장은 2014년 심장마비로 병석에 눕게 됐다"고 소개했다.
WSJ "2류 전자회사 글로벌 브랜드로 변모시켜"
블룸버그통신은 고인에 대해 “삼성전자를 모조품 생산업체에서 누구나 탐내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ㆍ텔레비전ㆍ메모리 칩 기업으로 변모시켰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건희 회장은 2005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이자, 순 자산 207억 달러(약 23조3500억원)를 보유한 한국 최고 부자”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이터도 “이건희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이 운영하던 국수 사업체를 한국의 가장 큰 대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데 일조했다”며 “고인의 생애 동안 삼성전자는 2류 TV 제조업체에서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대의 첨단기술 기업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언론인 환구시보망도 한국 언론을 인용해 이 회장이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넘게 투병하다 별세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장의 별세 소식은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에서도 주요 화제에 올랐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NHK 등 일본 언론도 이 회장의 사망 소식을 속보로 전했다. 닛케이는 "이 회장이 취임한 뒤, 삼성전자를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고 보도했다.
NYT "아내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고 해"
NYT는 "전문 경영인들이 그룹에서 더 많은 책임을 갖게 됐지만, 이건희 회장은 삼성의 전략적 방향을 제공하는 큰 사상가로 남아 있었다"고 평가했다.
NYT는 이건희 회장이 "아내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고 간부들에게 말했던 일화를 소개하면서 "삼성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대신 제품 품질 향상에 주력할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NYT는 1995년 품질 강조의 일환으로 구미시 삼성 휴대폰 공장을 찾았을 때 5000만 달러어치의 전화기, 팩스기 등 재고품들을 불태웠던 일화도 소개했다. 다만 NYT는 이 회장이 두차례 기소됐다 사면된 점 등을 언급하며 재임 기간의 그림자도 전했다.
WSJ "올림픽으로 삼성 브랜드 끌어올리려 해"
WSJ은 이건희 회장의 별세로 삼성 경영권 승계에 대한 새로운 의문도 제기될 것이라고 전했다. WSJ은 "이건희 회장은 회사의 최대 개인 주주지만, 한국의 50% 상속세 때문에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나 두 명의 딸(이부진 호텔신라 대표이사,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게 지분을 양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짚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