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잘 되냐고 물어보시던 아빠 전화가 마지막이 될 줄은 꿈에서도 상상해본 적 없는데…”
24일 열린 북한 피격 공무원 A씨의 추모식에서 울려 퍼진 A씨 아들의 편지 내용이다. 전날 작성된 이 편지는 A씨의 형 이래진(55)씨가 대신 낭독했다. 이날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경복궁역 앞에서 열린 추모식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이어졌다.
"해경 발표가 저를 무너지게 해"
이어 “대통령 할아버지께서 진실을 밝혀 아빠의 명예를 찾아주겠노라 약속을 하셨음에도 터무니없는 이유를 증거라고 내세우는 해양경찰의 발표가 저를 무너지게 만들었고, 대한민국에서 가장 높은 분인 대통령 할아버지의 약속이었기에 그저 믿고 기다리고 있는 저한테 아빠는 아마 ‘그래 아들, 잘하고 있다’라고 칭찬하실 것”이라고 썼다.
그런 다음 “다시 만나는 그날 잘했다고 힘껏 안아주세요.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다시 아빠 아들 할게요”라는 말로 편지를 마무리했다. A씨의 아들은 사망한 아버지에게 보낸다고 생각하고 이 편지를 자필로 작성해 이씨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A씨 친형 "희망 달라" 추모사
앞서 해경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A씨가 월북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A씨가 최근 455일간 591차례 도박 자금을 송금했고, 실종 전 동료들로부터 꽃게를 사주겠다고 받은 돈도 도박 계좌로 송금했다”고 했다. 또 선박이 닻을 내리고 정박 중이었던 상황 등을 근거로 실족 가능성도 작다고 봤다.
해경 발표 이후 이씨는 “동생을 인격 살인했다”고 반박하면서 A씨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답장도 공개했다. 답장엔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억울한 일이 생기면 당연히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는 대통령님의 말씀과 직접 챙기시겠다는 약속을 믿는다”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