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이번 주 지역사회 발생 환자가 증가하고, 취약시설에서의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확대되는 등 기존의 감소세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같은 증가세는 코로나19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많은 요양병원, 요양시설, 어르신 주간 보호시설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특히 경기도,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환자는 155명으로 9월 11일(176명) 이후 42일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이 중 국내 지역 발생 환자가 138명으로, 수도권에서 121명이 쏟아졌다. 특히 경기도에서 98명이 나왔다.
경기 남양주시 행복해요양원에서 22일 첫 환자가 나온 후 접촉자 조사과정에서 34명이 추가 확진됐다. 경기 광주시 SRC재활병원은 18명이 추가 확진돼 누적 환진자가 124명이 됐다. 안양시 어르신주간보호센터도 8명이 추가돼 총 22명이 감염됐다. 지난 19일 첫 확자가 나온 경기 양주 섬유공장에서는 공장 직원 9명 등 11명이 추가 감염돼 누적 확진자가 18명이다.
윤 총괄반장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을 중심으로 한 감염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분간 이 시설에 대한 면회는 최대한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각 시설에서는 방역관리자를 반드시 지정하고 종사자들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 출근하지 않도록 업무에서 배제해 신속히 검사를 받도록 조치해달라”며 “입소하신 분 가운데 발열 등 의심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신속히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은 22일부터 전국 요양병원, 요양시설, 정신병원 등을 대상으로 방역관리 실태를 전수 점검하고 있다.
윤 총괄반장은 “해뜨락 요양병원 집단감염으로 고령층 확진자가 증가한 부산의 경우 중환자 병상 확보 등 치료에 부족함이 없도록 적극 대응하고 있다”며 “부·울·경 지역에서도 권역별 병상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해 인근 시도와 중환자 병상을 공동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14~15일 전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방역실태를 특별 점검했고, 15일부터는 노인 의료 복지시설과 주·야간 보호시설에 대해 외부인 출입통제, 방역책임자 지정,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을 명령했다. 이밖에 민간의료기관의 중환자 음압 병상 3개를 추가로 확보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 음압 병실 11개를 확충할 예정이다.
윤 총괄반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로 조정한 지 이제 10일 남짓 지났다”며 “거리두기 강화에 따른 일상의 불편과 생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지금의 1단계에서도 방역 억제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태윤 기자 lee.tae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