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9시 37분 서울중앙지법에 도착한 조 전 장관은 "오늘은 두 동료 비서관의 피고인신문이 있는 날"이라며 즉답을 피하고 "감사하다"는 말을 남기고 재판정에 들어섰다.
앞서 22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 총장은 추 장관의 지난 19일 라임 사태 및 장모·아내 사건 수사지휘권 발동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법리적으로 보면 검찰총장은 법무장관의 부하가 아니다"고 말했다.
조국, 재판 출석 1시간 전 '페북' 글 올려
조 전 장관은 재판 출석에 1시간여 전인 오전 8시 20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비밀의 숲' 대화 일부, 공수처의 필요성" 이라며 드라마의 한 장면을 가져와 올렸다. 이 그림엔 아래와 같은 글이 담겨있다.
"썩은 덴 도려낼 수 있죠. 그렇지만 아무리 도려내도 그 자리가 또다시 썩어가는 걸 전 8년을 매일같이 묵도해왔습니다. 대한민국 어디에도 왼손에 쥔 칼로 제 오른팔을 자를 집단은 없으니까요. 기대하던 사람들만 다치죠"
법원, 백원우·박형철 증인 신문 진행
조 전 장관은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비위를 확인하고도 이에 대한 감찰을 부당하게 중단시킨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기소됐다. 그는 앞선 재판에서 "감찰을 부당하게 중단시킨 바 없다"며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해왔다.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은 조국 전 장관의 공범으로 재판에 넘겨져 조 전 장관의 사건과 병합됐다. 검찰은 백 전 비서관이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금융위원회에 공개하지 않는 식으로 가담했고, 박 전 비서관도 이들의 지시를 받아들여 감찰을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증인신문은 조 전 장관 측이 유 전 부시장의 진술 조서를 증거로 사용하는 데 동의하면서 취소됐다.
이 밖에도 조 전 장관은 자녀의 입시 비리 관여 혐의로도 기소됐지만, 재판부는 감찰 무마 의혹에 대한 심리를 먼저 진행하고 있다.
고석현·이가영 기자 ko.suk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