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지휘권이 배제돼가지고요…" 국감장 빵 터트린 尹한마디

중앙일보

입력 2020.10.22 22:23

수정 2020.10.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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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제가 그것(검사 술접대 의혹 확인)을 하고 싶은데 지휘권이 배제돼서 관여하면 안 되거든요."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장에서 '라임자산운용사건 사건 관련 검사 술접대 의혹을 확인해달라'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렇게 답하자 곳곳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9일 라임 사건과 관련해 윤 총장의 수사 지휘권을 박탈했는데, 여당 의원이 사건의 실체를 신속하게 파악해달라고 주문했기 때문이다. 
 
 
이날 오후 라임 사건의 주범인 김봉현(46·구속기소)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검사들에게 술 접대를 했다는 유흥주점에 서울남부지검이 지난 4월 현장 조사를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 의원은 이 보도를 소개하며 "검사 비위와 관련해서 남부지검 수사팀이나 송삼현 전 남부지검장으로부터 보고받은 적 없다는 게 확실하냐"고 윤 총장을 추궁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이에 윤 총장은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을) 최초로 접하고 남부지검에 즉각 수사를 지시했다"며 "김 전 회장이 남부지검으로 송치된 게 5월 말인데, 수사팀이 4월에 (현장 조사를) 갔다 오는 게 시간상으로 안 맞아서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지난 4월 23일 도주 중이던 김 전 회장을 체포했다. 김 전 회장은 이후 수원지검에서 수원여객 횡령 사건 조사를 받았고, 남부지검에는 5월 25일 이감됐다. 따라서 시기적으로 남부지검은 4월에는 김 전 회장의 검사 술 접대 진술 자체를 들을 수 없었다. 


이에 김 의원은 "어쨌든 보고받은 바 없다고 하는 거죠? 이상입니다"라며 질의를 서둘러 마무리했다. 
 
당시 수사팀 관계자는 "당시 김 전 회장의 로비를 받은 김모 청와대 행정관이 해당 유흥주점에서 금융감독원 후배들에게 라임 검사 자료를 받았는데 그 술값을 김 전 회장이 대납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조사에 나선 것"이라며 "시기상 앞뒤가 안 맞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했다. 
 
강광우·정유진 기자 kang.kwa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