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 2000만대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수소전기 상용차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의 ‘대표 선수’가 본격적인 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현재 수소전기차 양산 기술을 가진 회사는 한국의 현대자동차그룹과 일본 도요타·혼다뿐이다.
2050년엔 글로벌 수요 2000만대
당장 양산능력 갖춘건 두 회사뿐
최대 시장 미국 놓고 선점경쟁
스위스 수출까지 한 현대차에 맞서
도요타, LA·일본서 잇단 시험운행
벤츠·테슬라도 곧 뛰어들 채비
클래스8은 영화 ‘트랜스포머’에 나온 옵티머스 프라임처럼 보닛이 돌출한 형태의 트럭인데, ‘세미 트럭’이라고도 불린다. 프레이트라이너·켄워스·피터빌트·맥 등 미국 상용차 업체들이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도요타는 이미 히노와 함께 만든 수소전기트럭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항만에서 시험 운행 중이다. 이와 함께 2022년까지 식음료 기업인 아사히그룹, 물류 업체인 세이노 로직스 등 9개 회사와 함께 일본에서 수소전기트럭 물류 시범 운행도 실시할 예정이다. 수소 충전소 등 인프라를 함께 구축해 수소전기트럭을 이용한 물류 데이터를 확보하고, 이를 글로벌 시장에 적용한다는 게 도요타의 계획이다. 도쿄와 그 인근에서는 물류 배송, 도요타 본사가 있는 아이치현에서는 완성차 운송에 투입한다.
유럽에선 2025년까지 1600대, 2030년까지 2만5000대를 수출해 수소전기 상용차 분야의 리더가 되겠다는 계획이다. 수년 내로 200㎾급 연료전지 2기를 탑재해 주행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 신차도 선보일 예정이다. 미국 시장의 경우 주 정부와 협력해 2030년까지 1만2000대를 수출할 예정이며, 중국에서는 쓰촨성 상용차 공장을 통해 수소전기트럭을 직접 생산할 방침이다.
도요타 외에 다른 경쟁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사업부를 떼 스웨덴 볼보트럭과 손잡은 독일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는 최근 첫 수소전기트럭 콘셉트카인 ‘젠H2(GenH2)’를 선보였다. 유럽 육상 물류의 강자인 볼보와 메르세데스-벤츠가 본격적으로 수소전기트럭 분야에 뛰어들면 현대차로선 막강한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각국 정부가 현재의 배출가스 규제를 지속한다면 2050년까지 수소전기트럭이 상용차 시장 75%를 차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경제포럼(WEF) 산하 기구인 수소위원회도 “2050년까지 4억대의 수소전기 승용차와 2000만대의 수소전기 상용차가 보급돼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