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임상 3상 막바지에 들어선 가운데, 비만이 백신 효과를 제한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만인 사람들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해서 나온데 이어 백신 효과까지 반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연구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온라인 기사에서 “비만인 사람들은 이미 코로나19에 취약한데, 백신마저도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네이처에 따르면 체질량지수(BMI)가 높은 인구가 많은 국가의 경우 기대하는 만큼 백신이 큰 효과를 내기 어려울 수 있다. 비만은 코로나19 관련 면역 반응을 둔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비만이 코로나19 증상 악화시켜"
비만은 면역체계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비만이 만성적인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는 당뇨병이나 심장병과 같은 질환의 위험성을 증가시킨다. 그 결과 비만인 사람들은 사이토카인을 포함해 다양한 면역 조절 단백질의 수치가 높을 수 있다. 캐나다 토론토 소재 마운트 시나이 병원의 내분비학자인 대니얼 드러커 박사는 비만인 사람이 마른 사람과 비교했을 때 코로나19 감염이 5일 정도 더 지속된다는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그는 “이는 비만인 사람들이 감염을 제거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의미한다”며 “비만인 사람들은 정상적인 바이러스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 백신 비만인 사람들에게 효과 없기도"
이는 결국 코로나19 백신이 나와도 비만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는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세계 성인 인구의 약 13%가 비만이다. 이에 라이언 박사는 비만인 사람에게 백신 투여량을 늘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중인 미국 모더나는 3만명의 임상 참가자 중 151명의 데이터를 토대로 비만과 백신의 연관성에 대한 결론을 내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