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아사히신문은 이 같은 현장과 함께 “이렇게 사람이 많은 쇼핑몰까지 곰이 찾아온 건 이례적”이라는 현지 주민의 반응을 전했다. 가가온천역 앞에 자리한 해당 쇼핑몰 인근에는 식당과 병원이 있어 사람들 왕래가 잦은 곳이다. 곰이 제발로 찾아오기 어렵다고 생각한 장소도 이젠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올해 8월 곰 출몰 급증…2명 사망, 22명 부상
이를 놓고 지방 인구 감소로 곰의 활동 영역이 넓어진 점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곰 퇴치에 비상이 걸린 지자체에선 급기야 늑대 모형으로 곰을 쫓아내는 아이디어까지 구상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시카와현은 이미 지난 8일 최고 경계 수준인 ‘출몰 경계 정보’를 발령했다. 최근 현 내 곰 목격 신고가 400건에 달했고, 16~18일 가가시와 하쿠야마(白山)시에서 곰의 습격으로 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나가노(長野)현에서도 지난 8월 이후 4명이 곰에게 부상을 입는 등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 현 내 가미코치(上高地) 자연공원은 같은 달 17일까지 곰 목격 신고가 10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2018년 전체 40건에 불과하던 수치가 크게 늘었다.
니가타(新潟)현에선 지난 1일 70대 여성이 밭에서 곰에게 습격당해 사망했다. 해당 현에서 곰에게 사망한 사람이 나온 건 2001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아키타(秋田)현에서도 지난 7일 83세 여성이 곰에게 공격을 당하고 1주일 뒤 숨졌다.
일본 환경성은 올해 8월 곰 출몰 건수는 3255건으로 최근 5년간 최다라고 밝혔다. 8월까지 5개월간 포획된 곰은 3207마리로 2018년 한해 포획된 곰 수에 육박한다.
사람 빠진 영역에 곰이 들어왔다
아사노 마코토(淺野玄) 기후대 야생동물의학 교수는 “도토리 등 견과류 나무의 흉작도 곰의 출몰에 영향을 미쳤다”며 “굶주린 곰이 마을에서 먹이를 찾는 경우가 빈번해졌다”고 말했다.
늑대 모형 설치했더니 곰 사라져
환경성은 “곰을 만날 경우 소리를 지르지 말고 곰에게서 눈을 떼지 말라”는 행동지침을 배포하고 있다. 그리고는 “조용히 뒤로 물러나면서 나무 등 장애물을 사이에 둬 곰의 돌진에 따른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