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 한잔 술도 위험"…사망 위험 19% 커진다

중앙일보

입력 2020.10.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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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한 잔 가벼운 술은 건강에 좋다’는 속설이 과연 맞을까.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는 소주 한 잔 정도의 가벼운 음주에도 사망 위험이 19%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삼성서울병원 곽금연·신동현 소화기내과 교수와 조주희·강단비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 동일집단(코호트)을 분석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20일 삼성성울병원 곽금연·신동현 소화기내과 교수와 조주희·강단비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연구팀은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는 소주 한 잔 정도의 가벼운 음주에도 사망 위험이 19% 커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 pixabay

연구팀은 암을 앓은 적이 없는 40세 이상 36만4361명의 건강검진 수검자를 바이러스 간염 환자와 비(非) 환자군으로 나눴다. 또 미국 간질환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라 ▶비음주 ▶가벼운 음주(여성 10g, 남성 20g 미만) ▶보통 음주(여성 40g, 60g 미만) ▶문제성 음주(여성 40g, 남성 60g 이상)로 구분하고, 그에 따른 사망률을 비교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팀, 건보공단 코호트 36만명 분석

연구팀에 따르면 만성 바이러스 간염이 있는 사람은 간암 또는 간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일반인의 10.85배였다. 그런데 간염 환자는 음주 정도에 따라 사망률 편차가 컸다. 소주 한 잔 정도의 가벼운 음주를 즐기는 간염 환자의 사망률이 비음주군보다 19% 높았다. 보통 수준의 음주 환자는 23% 높았다. 문제성 음주를 하면 69% 높았다.
 
연구팀은 “환자들의 나이, 간염 치료 이력, 다른 질환 이력 등 사망 위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서울병원 곽금연·신동현 소화기내과 교수와 조주희·강단비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 사진 삼성서울병원 제공

통상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는 음주를 자제하는 편이지만 소주 한 잔 정도는 가볍게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소량의 알코올 섭취로도 사망률이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로 밝혀졌다. 그간 소량 음주가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진 게 없었다.
 
곽금연 교수는 “만성 바이러스 간염 환자한테 가벼운 음주, 즉 여성은 하루 소주 한 잔, 남성은 소주 두 잔 미만의 음주도 사망 위험을 높일 수 있다”며 “만성 바이러스 간염을 앓는 사람은 적은 양의 음주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소화기 학회지(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근호에 실렸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