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만에 출국하는 이재용, 베트남 총리 투자 요청에 화답할까

중앙일보

입력 2020.10.18 17:12

수정 2020.10.18 17:32

SNS로 공유하기
페이스북
트위터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이 네덜란드 등 유럽지역 비즈니스 미팅 출장을 마치고 14일 오전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로 귀국하고 있다. 왼쪽은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부회장. [공항사진기자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네덜란드 출장에서 돌아온 지 5일 만에 다시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다.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9일 베트남으로 출국해 20일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단독면담한다. 이 부회장이 베트남을 찾는 것은 2018년 10월 이후 2년 만이다. 이 부회장과 푹 총리는 2018년 10월 이 부회장의 베트남 방문, 지난해 11월 푹 총리의 한국 방문 당시 모두 면담을 가졌다. 이번에 세 번째 만남인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이 지난해 11월 28일 한국을 찾은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면담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초 이 부회장의 베트남 방문은 지난 2월로 예정돼 있었다. 삼성전자가 베트남 하노이에 건설하는 삼성전자 모바일 연구개발(R&D)센터 착공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행사가 취소되면서 이 부회장의 방문도 무산됐다. 최근 베트남 정부가 외교관과 기업인의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입국 간소화(패스트트랙)를 실시하면서 이 부회장이 다시 방문에 나설 수 있게 됐다. 이 부회장은 건설 중인 R&D 센터와 휴대전화 공장 등도 직접 둘러보고 임직원들을 격려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과 푹 총리의 면담으로 삼성의 베트남 투자계획이 나올지도 주목된다. 푹 총리는 지난해 면담에서 “삼성의 성공은 곧 베트남의 성공”이라면서 “베트남이 모든 측면에서 삼성의 세계 최대 전략 생산거점이 되게 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러다 보니 이번 방문에서도 폭 총리가 투자 확대를 거듭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은 1995년에 베트남 호치민에 현지 법인을 처음 설립했다. 현재는 베트남 북부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휴대전화 공장을, 호치민에 TVㆍ가전제품 생산시설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 법인의 스마트폰 연간 생산량은 1억5000만대로 삼성 전체 생산량(3억대)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출장과 관련 베트남 현지에서는 구체적으로 삼성이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을 발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부화장이 이미 푹 총리와 이런 내용의 사전 논의와 조율이 있었으리라는 것이다. 현재 삼성SDI는 휴대전화 배터리를 조립해 삼성전자 베트남 법인에 납품하는 현지 조립라인은 갖고 있지만, 배터리 제품 관련 생산라인은 없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베트남 현지 투자 계획과 발표 여부에 관해선 확인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