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거리두기 2.5단계 경제 영향 너무 커…고용 엄하게 인식"

중앙일보

입력 2020.10.16 10:00

수정 2020.10.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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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9월 고용동향’을 주제로 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정부가 최근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3분기에는 중국과 유사한 경로의 경기 반등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던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예상은 빗겨나갔다. 올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확산하면서다.

 
 기재부는 16일 발간한 ‘최근경제동향(그린북) 10월호’에서 “최근 한국 경제는 완만한 수출 회복 흐름이 이어졌다”면서도 “8월 중순 이후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내수·고용 지표의 회복세가 제약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매달 그린북을 통해 한국 경제 상황을 채점한다.

10월 그린북, 불확실성 지속 진단

고용 충격 “어느 때보다 엄하게 인식”

지난달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시민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지켜보고 있다. 뉴스1

 일자리는 더 쪼그라들었다. 이날 발표된 고용동향에서 9월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39만2000명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째 계속 줄어들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5.7%로 1.4%포인트 낮아졌다. 반대로 실업률은 3.6%로 0.5%포인트 올랐다.
 
 홍남기 부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숙박·음식, 도소매업, 교육 등 주요 대면 서비스업의 감소 폭이 컸다”며 “재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의 파급영향이 너무 컸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고용시장 상황을 그 어느 때보다 엄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사회적 거리두기가 12일부터 1단계로 완화되고, 카드 승인액 등 소비지표가 회복세를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할 때, 10월부터는 고용 개선세가 재개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한다”고 밝혔다.
 

물가도 근심 더해

소비자물가 6개월 만에 1%대 상승.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9월 물가는 여름철 이어졌던 태풍과 집중호우의 영향을 받았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전체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 상승했다. 지난해 좋았던 작황의 기저효과에 장마 영향까지 더해 채소류 가격은 전년 대비 34.7%까지 상승했다.


 기재부는 9월 민간소비와 관련해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증가, 온라인 매출액 증가는 긍정적 요인”이지만 “백화점 매출액 감소 등은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기업의 설비투자에 대해선 “제조업 평균 가동률 등의 하락이 부정적 요인”이라고 전망했다.  
 

수출 7개월 만에 증가 전환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한 48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사진은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의 모습. 뉴스1

 9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7.6% 증가한 480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조업일수를 고려한 하루 평균 수출액은 20억9000만 달러로 4%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일평균 수출은 8개월 연속 줄어들고 있다.
 
 정부는 9월 경상수지도 흑자 폭을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8월 경상수지는 65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세 더 올랐다

15일 서울 송파,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부동산 시장은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모두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주택 매매가격은 9월 0.42% 올랐다. 8월(0.47%)보다는 상승 폭이 축소했다. 그러나 전세 가격 상승 폭은 9월 0.53%로 8월(0.44%)보다 커졌다.
 
 지난달 정부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했다. 기재부는 “해외 주요국의 실물지표 개선세가 둔화되고 유럽·신흥국 등에서의 코로나19 확산으로 세계 경기회복이 지연될 우려가 있다”며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 집행, 내수 활성화 등 정책 대응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