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중국 포위망 한국 참여 권유시점
해리스 대사는 대표적 대중 강경파
"방문 불허는 외교적으로 미숙" 비판도
또 다른 소식통은 “방문이 불허된 후 해리스 대사가 이후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에 항의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대사는 두 달이 지난 13일 해군기지 대신 인천 송도의 해양경찰청에서 한·미 해양 안전 협력을 논의했다.
군 관계자는 “미국은 당시 물밑에서 미국·인도·호주·일본의 협력체인 쿼드(Quad)에 한국이 참가할 것을 권유하고 있었다”며 “해군에서 쿼드 국가간 군사협력이 가장 활발한데 해군 출신 미 대사가 한국 해군 기지에서 사진을 찍는다면 중국을 자극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특히 해리스 대사는 미군 태평양사령관이었던 2015년 중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 지역의 암석과 암초를 매립해 군사 기지를 만드는 데 대해 “모래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언론은 미·일 혼혈인 해리스 사령관이 모계 쪽인 일본 편을 들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부로선 해리스 대사가 대북 강경 입장을 밝혀왔다는 점에서 해군기지 방문을 부담스러워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4월 19일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가 공군에 인도된 사실을 트위터로 공개했다. 당시 국방부는 도착 사실조차 확인해 주지 않은 상황이었다. 미국 대사가 먼저 공개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정부가 외교적으로 미숙하게 대응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신범철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외교안보센터장은 “해리스 대사를 해군 기지로 불러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한 뒤 본국 정부로 전달하게 하는 게 깔끔한 외교적 대응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미 대사관측은 “해리스 대사는 기지 방문을 초청받았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올해 후반으로 연기했다”며 “한국 정부에 항의의 뜻을 전한 일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